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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인간 프린터"…트럼프 옆에 앉은 '실세', 33살 여보좌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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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큰 호텔방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참모진과 TV로 경쟁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의 연설을 보면서 말한다. "미쳤나? 고맙다는 말을 뭐 저리 많이 하지? 대충 한 34번은 한 거 같은데?" 이어 바로 옆에 앉아있는 보좌관 내털리 하프에게 "이거 빨리 올려"라고 지시한다. 노트북을 켜놓고 대기하던 하프는 트럼프의 SNS(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해 방금 트럼프가 한 말을 메시지를 적어 올린다. 트루스소셜에 곧바로 "고맙다는 말을 너무 빠르게, 많이 하고 있는데, 해리스한테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라는 메시지가 트럼프 계정에 게시됐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해리스에 관한 메시지를 수십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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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내털리 하프 보좌관이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카멀라 해리스 연설을 보며 실시간으로 SNS(소셜미디어)에 메시지를 올리는 장면/사진=아트오브서지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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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공개된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선거운동 기록 다큐멘터리 '아트 오브 서지'의 한 장면이다. 10여명의 보좌진이 함께 있지만, 트럼프의 바로 옆자리는 하프 차지였다.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진정한 '문고리 권력'이 될 인물로 지목한 하프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NYT는 "트럼프는 보좌진에게 늘 충성심을 요구했는데, 진실하게 충성심을 증명한 건 거의 하프뿐"이라고 추켜세웠다. NYT는 "하프는 트럼프에게 보내는 메시지에도 '나한테 중요한 건 당신뿐이다',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당신은 내 삶의 수호자이자 보호자' 같은 표현으로 충성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트럼프도 하프를 '스위티(Sweetie)'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딸처럼 친근하게 대해줬다고 NY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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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내털리 하프 보좌관이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카멀라 해리스 연설을 보며 실시간으로 SNS(소셜미디어)에 메시지를 올리는 장면/사진=아트오브서지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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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내털리 하프 트루스소셜 계정의 대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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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는 캘리포니아주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2015년 미국의 사립 기독교 대학인 리버티대를 졸업했다. 트럼프와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골육종을 앓았다는 그는 2019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통과시킨 법 덕분에 암 치료를 잘 받고 완쾌할 수 있었다"며 "나는 트럼프에게 생명을 빚졌다"고 인터뷰했다. 당시 하프가 언급한 건 '시도할 권리법'으로, 제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지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치료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프의 간증에 반한 트럼프는 2020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그를 초대했다. 이후 하프는 극우 방송인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의 앵커로도 활동했다. 특히 2020년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난입 사건을 벌였을 때, 트럼프 주변에 남은 소수의 보좌진에 하프도 속해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부터는 공식 트럼프 보좌진에 합류했다.

올해 대선 기간 하프는 트럼프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휴대용 프린터와 충전용 배터리 팩을 들고 트럼프 당선인을 따라다니면서 원하는 대로 각종 정보가 적힌 인쇄물을 출력해 건넸다. 당시 하프의 별명은 '인간 프린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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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내털리 하프 보좌관. 하프는 휴대용 프린터와 충전용 배터리 팩을 들고 트럼프 당선인을 근거리에서 수행해 별명이 '인간 프린터'로 불렸다 /사진=아트오브서지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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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가 백악관 시스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프가 정보나 메시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트럼프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NYT는 하프의 언행을 지켜본 소식통을 인용해 "하프가 자주 이용하는 뉴스 소스 중 하나는 극우파 음모론 유포 사이트인 '게이트웨이 펀디트'다"며 "공식 언론팀 몰래 트럼프 당선인의 언론 인터뷰를 주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신임 비서관인 윌 샤프가 대통령 집무실을 드나드는 서류를 관리하겠지만, 하프가 있는 한 대통령 책상에는 완전히 별도의 정보 흐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측근들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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