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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美 'NATO 탈퇴'에 러 '현대전 경험'…EU '자강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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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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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안보위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되며 자강론이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북미·유럽 등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를 결단할 수도 있는 가운데 안보 위협의 주축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현대전 경험을 쌓은 탓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미국이 빠진 나토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경우 “유럽 회원국이 준비 태세 수준을 크게 높이고 방위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군대와 국방 혁신에 장기적인 재정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첫 과제로 유럽의 분산된 무기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전투기, 탱크, 구축함 등 주요 11개 무기체계에서 미국은 32종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172종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분산된 무기체계는 비용을 증가시키고 상호 운용성을 제한한다.

외신은 "일례로 (유럽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군대는 12가지 이상의 다양한 제형의 155㎜ 포탄을 처리해야 했으며 종종 각 버전에 맞게 총을 조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방산업체 핀칸티에리의 피에로베르토 폴지에로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방위 산업 재편이 시급하다. 플랫폼이 너무 많은 상황”라고 지적했다.

유럽 회원국 간 분열을 막고 화합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토에서 미국이 빠지면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최고사령관 직위에 누가 오를지를 놓고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껏 최고사령관에는 미국 군 장성이 맡아왔다. EU 회원국들은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영국, 노르웨이, 터키 등 제3국 방산업체들이 공동구매 계약 건 입찰에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는지 놓고서다. 프랑스는 제3국 방산업체들이 국방조달기금의 약 3분의 1 정도 접근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다른 EU 회원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EU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 목표를 실현하는 것도 과제다. 나토에 따르면 유럽 동맹국들은 2022년 이후 국방비를 3분의 1 가까이 증액한 4760억달러로 확대했다. 또 지난 6월 기준, 나토의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럽 회원국의 공공 부채는 많고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의료·교육 예산이 우선순위로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나토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는 이달 “유럽이 2%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궁극적으로 나토가 미국 없이는 안보 위기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미국이 나토에 제공하는 군수품 중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것들이 많다. 대당 3억4000만달러에 이르며 75t의 장비를 급유 없이 약 4500㎞ 운반할 수 있는 미국산 C17 화물기가 대표적이다. 외신은 "돈은 정치적 문제이며 해결할 수 있지만 미국이 가진 군수장비는 찾을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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