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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자네 혹시 여기서 일할 생각 없나”…전역한 주한미군 유심히 지켜보던 남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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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들 韓기업 취업 돕는
김종욱 카투사연합회 명예회장

삼성·현대차 등 美공장 찾아가
주한 미군 출신 장병 취업 지원
삼성 오스틴 18%가 미군 출신
미군들 경조사까지 직접 챙겨

“한미 경제동맹 더욱 중요해져
韓 인연 500만 미군 예우해야”


매일경제

김종욱 카투사연합회 명예회장이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주한미군 출신 장병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지난 2021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 예비역 미군 장성들과 함께 김종욱 카투사연합회 명예회장이 찾아갔다. 목적은 한 가지. 현지 미군을 연결시켜 줄테니 채용을 검토해 달라는 것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이후 김 명예회장은 빈센트 브룩스, 제임스 서먼 등 전 주한미군사령관들과 매년 이곳을 찾았다. 김 명예회장에 따르면, 이 덕분인지 지난해 기준 오스틴 삼성전자 직원 4500명 중 약 800명이 미군 출신이다.

김 명예회장은 대상을 확대했다. SK, 현대차, LG전자 등 미국 현지 주요 한국 기업들을 똑같은 목적과 방식으로 방문했다. 관련 비용은 모두 김 명예회장 사비로 충당했다.

김 명예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혹은 미군 출신들의 한국기업 취업은 한미동맹을 경제적으로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명예회장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이들이 미국 현지 한국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 내 막강한 파워가 있는 주한미군 출신 장성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의 미군 한국 기업 취업 프로젝트는 지난 2012년 카투사전우회(현 카투사연합회)를 창설하고 회장직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기업인인 그가 주한미군 지휘관들을 만나다 보니 경제적 협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항공 지상조업사인 스위스포트코리아 대표이자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 회장이다.

무엇보다 취업 지원을 위한 단체가 필요했다. 이에 김 명예회장은 지난 2017년 4월 한국에 한미동맹재단, 5월 미국에 주한미군전우회(KDVA·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 설립을 주도했다. 초대 주한미군전우회 회장은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맡았다. 이후 주한미군전우회 간부진들에게 미군 출신의 한국 기업 채용을 설명했다.

대한민국에서 김 명예회장만큼 미국 전역에 있는 주한미군 출신 장성들의 근황을 잘 아는 이도 드물다. 김 명예회장은 사비로 한국과 미국을 수차례 오가며 주한 미군 핵심 관계자들의 경조사까지 챙겼다. 그는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이사이기도 하다.

김 명예회장은 “지금까지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350만명, 한국전 참전 미군 180만명 등 한국과 인연 맺은 군인 출신이 500만명이 넘고 가족까지 합치면 1000만명이 넘는다”면서 “한국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 미국인들을 활용해 경제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은 미국 내 카투사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6·25전쟁 전사 카투사 7052명을 모두 호명하는 이벤트도 그가 기획했다.

195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1977년 입대해 카투사가 됐다. 그는 “카투사 근무를 통해 영어와 컴퓨터를 배워 인생이 바뀌었다”면서 “이 고마움을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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