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러 쿠르스크서 북한군 500명 사망' 보도, 확인 불가"

펜타곤 "북한군이 우크라 영토에 배치된 징후는 없어"

국무부 "북한, 대러 지원으로 상당한 경제적 혜택 받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펜타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3.01.26/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미국 국방부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된 징후는 없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500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말해 온 것은 현재로서 그들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돼 있다는 것이고 그들은 우크라이나로 이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CNN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소속 '기술 자문들'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마리우폴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은 이들이 모두 러시아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방문 목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싱 부대변인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500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RFA에 "그들은 (쿠르스크) 지역에 있으며, 분명히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RBC 우크라이나'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군이 영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에는 북한군 3명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북한군 부상자는 남성 장교 2명과 여성 의무병 1명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미국 군사 전문 매체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은 21일, 이 공습으로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는 등 북한군 사상자 규모를 두고 확인이 어려운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안에 정통한 미 국방부 소식통은 쿠르스크 지역 내 북한군은 포병부대, 무인기 부대에 배치돼 있지만 보병부대에 배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DC)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의 주장과도 일치하는 의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을 인용해 어떤 병사도 전투 중 북한군을 마주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에 "북한이 대러 지원으로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보조금이나 무상 연료를 제공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십 년 동안 북한을 압박해 온 막대한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에 이중용도 기술과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대변인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이런 파트너십 확대는 역내 안정과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정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글로벌 비확산 체제 유지,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국민 방어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려해야 할 동향"이라고 덧붙였다.

게리 세리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 장비, 방공, 첨단 전투기, 미사일·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한반도 내 힘의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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