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달리3 |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사회 내 AI 전문가 영입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통신 3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이사 26명 중 3명(11.5%)만 AI 기술 전문가였다. SK텔레콤은 9명의 이사 중 22%인 2명이, KT는 10명 중 10%인 1명이 AI 기술 전문가였다. LG유플러스는 이사회 구성원(7명) 중 AI 기술 전문가가 1명도 없었다.
통신 3사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AX)’을 주도해 비통신 사업을 확대한다는 공통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을 30조원까지 늘리고, AI 매출 비중을 35%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사업을 협력하고, AI 사업에 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AI 신사업 등을 통해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2028년까지 AI 분야에 2조~3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AI 원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사회에서 ‘AI 전환’ 사업 결정을 제대로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통신사들이 시류에 편승해 AI를 외쳤지만, (이사회 구성을 보면) 아직까진 구체적 실천 계획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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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이사회에 소속된 AI 전문가들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오혜연 카이스트 MARS 인공지능 통합연구센터 소장과 김준모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KT는 서울대 AI위원회 초대 위원장인 최양희 전 미래창조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내국인이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지난 6월 MS의 아샤 샤르마 AI 플랫폼 제품 부문 총괄(부사장)을 사외이사로 합류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통신사들이 글로벌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이야기하면서도, 실상 영입하는 AI 전문가들은 내국인에 국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통신사 중 AI 인력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사내 AI 인력 규모를 공개했다. SK텔레콤에 근무 중인 AI 관련 박사는 187명, 석사는 672명이다. 이는 SK텔레콤 전체 인력(5286명) 중 16.2%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AI 관련 개발자까지 합친 AI 인력은 2118명으로 전체의 40%에 달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인력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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