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매물 ‘3년 뒤 실거주’에 전세 ‘3년미만 거주’ 특약도 등장
같은 동-층서도 전셋값 차이 커져
내일 1.2만채 첫 입주… 전세 쏟아져
강동-송파 등 전셋값 주춤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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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첫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의 전용면적 84㎡ 전셋값(저층 제외)은 조합원 매물이 10억 원 내외, 일반분양자 매물은 9억 원 수준으로 최대 1억 원가량 차이가 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건은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최대 3년까지밖에 살 수 없어 저렴하다”며 “조합원 매물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활용해 4년 이상 살 수 있어 전셋값이 높은 것”이라고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만2000채 규모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조합원과 일반분양자 아파트 간 ‘전셋값 이중 가격’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 기간을 ‘3년 미만’으로 제한하는 특약도 등장했다. 초대형 단지에서 전세 물량이 쏟아져 나오자 주변 단지들의 전세 거래가 얼어붙고 있다. 실제 인근의 4932채 규모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59㎡ 전셋값은 10월 평균 6억4000만 원(10건)에서 11월 6억 원(6건)으로 하락했다.
● 조합원 전세 매물에 쏠림… ‘이중 가격’ 형성
이날 올림픽파크포레온 1단지 107∼109동 전용면적 84㎡ 고층(20층 이상) 전세 매물 가격은 8억7000만∼10억 원 선이었다. 같은 동, 비슷한 층에서 나온 매물도 조합원 매물이냐, 일반분양자 매물이냐에 따라 5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 이상 차이가 났다.
집주인 실거주 의무가 일반분양자 물량에만 적용돼 조합원 매물에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일반분양자 매물에서는 세입자가 최대 3년까지밖에 살지 못한다. 반면 조합원 매물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쓸 수 있어 ‘2+2년’ 이상 거주가 가능하다.
특히 일반분양자 전세 계약서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쓰지 않는다’, ‘전세 기간을 2년∼2년 10개월로 한다’는 특약이 일반화됐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집주인들이 2년 뒤 분쟁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무조건 특약을 넣는다”며 “조합원 매물은 광고에 올릴 때도 ‘장기 계약 가능’ 매물로 올리고 1억 원은 더 비싸게 올린다”고 했다.
● 주변 단지 발 동동 “전세 안 나가요”
입주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까지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전세 수요를 대거 빨아들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변 단지엔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11월 둘째 주 서울 강동구 전세 가격은 8월 둘째 주 이후 3개월 만에 하락세(―0.05%)로 돌아섰고 셋째 주에도 0.02% 하락했다.
재건축 과정에서 주변 단지로 이주했던 조합원들의 걱정도 커졌다.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에 세입자가 들어와야 전세금을 돌려받고 입주할 수 있는데 전세가 나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 강동구 둔촌동 한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원 김모 씨(48)는 “12월에 입주를 하려고 했는데 취소했다”며 “다음 달까지 지금 사는 전셋집에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를 포기하고 전세를 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둔촌더샵포레는 총 572채 중 181채가 전세 매물로 나와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한 집주인은 다음 달 세입자를 들여 잔금을 충당하려고 했는데 세입자 문의가 없어 걱정이 크다”며 “올림픽파크포레온보다 전용 84㎡ 전셋값이 2억 원 더 저렴한데 더 하락할 분위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워낙 대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완료될 때까지는 강동구와 송파구 등 전셋값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고 내년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 1분기(1∼3월) 입주 때까지는 전셋값 하락 압력이 있을 수 있지만 내년에 전반적으로 전셋값은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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