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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삼성의 위기’ 호소한 이재용 회장, 인사·조직개편서 대대적 쇄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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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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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삼성의 위기’를 언급하며 경영자로서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내내 이어진 실적 부진과 반도체 기술 경쟁력 저하에 대해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가 처한 대내외적 위기를 시인한 가운데 빠르면 이번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는 사장단 인사, 조직개편 등에서 대대적 쇄신에 나설 지 초점이 모아진다.

◇’삼성의 위기’ 첫 언급…극복 의지도 강하게 피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저희(삼성전자)가 마주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다”면서 “반드시 극복하고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삼성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제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누군가는 근본적인 위기라고 하면서 이번에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걱정하십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어려움도 삼성은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해 주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자로서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며 “부디 저의 소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 안팎으로 홍역 앓는 삼성전자, 어떻게 바꿀까

당장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 전체 사업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사업지원TF의 비효율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방대한 사업 조직, 팀들이 사실상 의사결정권을 쥔 사업지원TF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지원TF의 ‘마이크로 매니징’이 삼성전자의 강점이었던 빠른 의사결정과 시장 선점 전략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경영의 원칙이나 다름 없던 신상필벌이 더 과감하게 단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D램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지난 수년간의 실책을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의 10나노 5세대(1b) D램은 SK하이닉스에 시장 주도권을 뺏긴 기점이 됐으며, 3나노 파운드리의 경우 양산 선언 이후로도 3년간 수율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상필벌의 원칙은 일을 성공시킨 이에게 포상을 주고, 실패로 이끈 프로세스를 제거하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는데 지난 수년간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계 안팎에서도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DS부문의 사업부장 대거 교체와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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