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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충성파' 일색 트럼프 내각 뜯어보니…결 다른 후보자들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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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충성파를 포진시키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 주요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뜯어보면 관세 관련 완화적 태도를 보인 재무장관 후보 등 결이 다른 후보자들이 있어 이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주요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정권 전환 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내각 인사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법무부, 정보기관, 국방부 후보자들은 이른바 '복수팀'으로 트럼프 당선자의 기소에 참여한 이들 등을 추적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헤지펀드 창업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는 시장 안정화, 정부효율부의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는 정부 축소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트럼프 정부 경제를 책임질 베센트가 관세 인상에 완화적 태도를 보여 트럼프 당선자와 결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뒤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 이상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베센트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보편 관세는 "최대주의" 입장이라며 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보편 관세 공약 자체를 비판하진 않으면서도 트럼프 당선자는 결국 "자유무역주의자"라며 이러한 입장이 무역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센트는 올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관세는 협상 도구로 "언제나 책상 위에 장전돼 있지만 거의 발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다만 베센트가 그 이후로 세수 원천으로서의 관세를 좀 더 옹호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변화시켜 왔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도 재무장관 인선 관련, 이후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루트닉이 "실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지지하고 베센트를 "평소와 같은 선택"으로 깎아 내린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베센트가 동성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고 민주당 지지 전력이 있는 점도 극우 및 일부 마가 열성 지지자들과 부딪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노동장관으로 지명된 로리 차베스드레머 하원의원 또한 노동자 조직권을 옹호하는 법안에 투표한 얼마 안 되는 공화당 의원 중 하나로 트럼프 내각의 다른 구성원들과 차별점이 있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규제 철폐, 정부 축소, 비용 절감을 내세워 예산관리국과 직접적 관계를 맺을 머스크의 효율부 또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로 지명된 러셀 보트와 어떤 식으로 협업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트럼프 1기 때도 예산관리국장을 맡았던 보트는 사실상 트럼프 2기 밑그림을 그린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 보고서 작성을 도운 주요 인물이다.

이러한 차이가 토론이 동반된다면 효과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사에 정통한 역사가 마이클 베슐로스가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이 "생각보다 이념적 다양성이 크다"며 "역사적 맥락에서 이 집단을 바라보면 논쟁과 토론의 잠재력이 있다. 이러한 논쟁이 문명적이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면 역사는 그러한 갈등이 때로 효과적인 정책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정치 전문 저술가 크리스 위플은 "이념의 일관성이나 다른 어떤 것은 트럼프의 지명자들에게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는 이러한 선택을 위한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고 모두 상사(트럼프 당선자)의 변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내각 주요 후보자들에 대한 적격성을 두고 여전히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CBS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9~22일 미국 성인 2232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해 24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9%가 정권 전환 과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였다.

자질 문제가 제기되는 인선에 대해서도 부정 평가보다 긍정 평가가 많았다. 백신 음모론을 펼친 보건장관 후보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 대해선 47%가 좋은 선택이라고 답했고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답한 비율은 34%였다. 국방 경험이 적고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바 있는 국방장관 후보자 피트 헤그세스에 대해서도 33%가 좋은 선택이라고 답했고 28%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답했다. 러시아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원(DNI) 국장 후보자 인선에 대해선 36%가 긍정 평가, 27%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지난주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관련 파장이 커지자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물러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 인선에 대해선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38%)가 좋은 선택(30%)이라는 평가보다 높았다.

다만 다수 응답자는 인준 및 의회의 행정부 견제 관련 정상적인 민주적 과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자는 상원 휴회 중 인준 절차 없이 대통령이 내각 인준을 단행할 수 있는 '휴회 임명' 선호 뜻을 밝혔지만 CBS-유고브 조사에선 응답자 75%가 상원이 청문회와 인준 투표를 거쳐 후보자를 인준해야 한다고 답했다. 상원 인준 없이 트럼프 당선자 뜻대로 임명이 진행돼야 한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하원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당선자 뜻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고 77%의 응답자가 트럼프 정책에 동의할 때만 지지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반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단짝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정부에 어느 정도 이상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평가는 48%였다. 다만 어떤 영향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27%였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49%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사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고 51%가 그래선 안 된다고 답했다.

프레시안

▲지난 8월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이달 22일 트럼프 2기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헤지펀드 투자자 스콧 베센트(오른쪽)가 경제에 관해 연설하는 것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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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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