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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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김건희 여사가 초대한 인물 가운데 상당수가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과 문화예술계 공공기관장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기관장에 임명된 이들 대부분이 과거 김 여사와 사업 등을 통해 인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대통령실 영입 인사들은 윤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주요 보고서를 김 여사 몫까지 챙길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라인’은 없다고 말했는데, 이 모든 게 우연이란 말인가.
한겨레 취재 결과, 이기정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등 4명의 전현직 비서관·행정관이 김 여사의 초청장을 받았다. 이들은 취임식 전후해 대통령실에 입성했고, 실세로 행세했다고 한다. 이들의 요청으로 대통령실에서 작성되는 주요 보고서를 ‘여사용’까지 두 부씩 인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건희 라인’에 대해 “윤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때도 그 말을 믿는 이는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 여사와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장에 다수 임명된 것이 놀랍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중소 전시기획업체 지엔씨미디어 부사장 출신으로 2023년 2월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됐고, 지난해 10월 김 여사 ‘황제 관람’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6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임명된 김일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출신이다. 그가 오케스트라에 얼마나 전문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에 임명된 성악가 이아무개씨는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축하 공연을 했고, 윤 대통령 취임식 공연에도 참여했다. 김옥랑 서울예술단 이사장도 김 여사와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산하기관장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전병극 문체부 1차관도 김 여사 인맥으로 분류된다. 공통점은 모두 김 여사로부터 대통령 취임식 초대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유인촌) 장관이 안팎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기관장들을 임명했을 뿐 김 여사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지만, 그 의견은 누구의 의견인가.
‘명태균 게이트’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핵심 인물들도 모두 김 여사 후광을 업고 공천,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무마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김건희 라인’ 실체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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