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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믿었던 日마저 흔들...'비욘드 코리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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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카도카와' 소니에 인수될 판
"카카오 적대적 M&A 견제 차원 분석"
픽코마 실적도 감소...순익 300억 증발

머니투데이

/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카카오가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새로운 '황금알'로 지목한 일본에서 마저 위상을 잃고 있다. 현지 콘텐츠 사업 공략을 위해 지분 투자로 최대 주주에 오른 '카도카와'가 소니에 인수될 위기에 놓인 데다, 웹툰 플랫폼 '픽코마'도 성장 둔화로 실적이 크게 감소하면서다. 이에 따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선포한 '비욘드 코리아'(202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30%까지 확대)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최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 8.9%를 보유한 카도카와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에 카도카와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의향서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M&A(인수합병)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1954년 설립된 카도카와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잡지, 게임 등 각종 문화사업을 하는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소설판과 만화판을 배급했다. 인기소설 '이누가미 일족'을 영화화해 국내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한국에 비유하자면 종합 콘텐츠 기업인 CJ ENM과 비슷한 인기도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0년 6월 카도카와에 첫 투자(지분 2.7% 확보)를 단행했다. 이후 추가 지분 매입으로 현재는 8.9%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카카오가 카도카와에 투자한 이유는 명확하다. '콘텐츠'와 '플랫폼' 두 축으로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카도카와가 보유한 콘텐츠 유통 경쟁력을 활용해 픽코마와의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카도카와가 소니에게 먼저 인수 제안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분을 확대하는 카카오를 견제해 적대적 M&A를 막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한 지분 매입을 시도해 최대 주주 자리를 유지한 카카오를 견제하고, 적대적 M&A로 회사가 한국 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카도카와가 소니에게 인수 제의를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카도카와가 소니에게 넘어가면 카도카와에 대한 카카오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카카오의 일본 사업 축소로 연결된다. 최근 카카오픽코마의 실적이 떨어지는 점도 카카오에 뼈아픈 대목이다. 카카오픽코마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26억원이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전년(336억원) 대비 92.4% 감소했다. 현재 프랑스 법인 해산을 추진하는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9월 유럽 지역 웹툰 서비스를 종료했다.

해외사업들이 차질을 빚으면서 김 창업자가 2022년 3월 선포한 '비욘드 코리아'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비욘드 코리아는 카카오가 내수기업을 넘어 글로벌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성장 전략이다. 하지만 진행 상황은 더디다. 비전 선포 당시 2022년 카카오 해외 매출 비중 20.6%였는데, 이듬해인 2023년은 오히려 1.1%포인트 감소한 19.5%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2.1%포인트 증가한 21.6%(올해 3분기 누적 매출 기준)이나 갈 길이 멀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해외 매출 비중을 내년 말까지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동력도 부족하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 유통 및 라이선스 사업을 하는 카카오IX도 해외 법인을 잇달아 청산하는 등 글로벌 공략의 힘이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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