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알라딘 공연 사진. 김준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오프닝 공연의 알라딘을 맡았다. 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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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뮤지컬 '알라딘'이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극은 2011년 미국 시애틀에서 초연된 후 2014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지금도 공연 중이다. 지금껏 전 세계에서 2000만 명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알라딘'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영리한 상업극이다. 자유와 우정, 진실한 사랑을 추구하는 선남선녀 주인공이 적재적소에서 도움을 주는 코믹한 친구(지니)와 함께 무시무시한 악당 자파를 물리치고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
예상 가능한 전개지만 '나 같은 친구', '새로운 세계', '프린스 알리', '아라비안 나이트' 등 명곡 메들리와 쉴 새 없이 눈과 귀를 자극하는 화려한 춤이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든다.
알라딘의 수 많은 볼거리 중 하나는 화려한 의상이다. 토니상을 세 번 받은 디자이너 그레그 번즈의 작품으로, 번즈는 의상을 만들기 위해 모로코, 튀르키예, 인도 등 9개 나라에서 2000개의 원단을 수입했다. 사진 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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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1막의 끝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가 부르는 넘버 '나같은 친구'(Friend like me). 30명의 배우가 총 출동해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 '아라비안 나이트'가 끝나자마자 지니가 등장해 한껏 흥을 돋운다. 황금 동굴에 갇힌 알라딘 앞에서 전지전능함을 과시하며 마법을 부리는 지니.
그의 손짓 한 번에 미녀 댄서들이 무대 위로 등장하고 금은보화와 사치스러운 음식들이 쏟아져 내린다. 지니와 알라딘, 앙상블이 함께하는 탭댄스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지니가 '나 같은 친구'를 부르는 장면은 뮤지컬 '알라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사진 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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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양탄자 장면은 평이 갈린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양탄자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대표 넘버인 '새로운 세상'을 부르는 자스민 이성경의 음색은 아름다웠지만 성량은 아쉬움을 남겼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에 없는 뮤지컬 전용 넘버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궁궐 바깥 세상을 상상하며 자스민이 부르는 '성벽 너머로', 알라딘과 자스민의 '끝없는 저 수평선 너머', '흙 속의 다이아몬드', '너라는 친구가 있으니' 등 네 곡은 뮤지컬 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신곡을 포함한 모든 넘버가 알란 멘켄의 작품이다.
넘버 '끝없는 수평선'을 부르는 박강현(알라딘)과 이성경(자스민). 사진 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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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켄은 에미상·토니상· 그래미상·오스카상을 모두 받은 디즈니의 전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메가 히트송 '언더 더 씨'(Under the sea), '미녀와 야수'의 '미녀와 야수', '알라딘'의 '새로운 세상'이 전부 그의 손에서 나왔다.
한국 초연의 알라딘은 김준수·서경수·박강현이 맡았다. 진취적인 공주 자스민은 이성경·민경아·최지혜가 연기한다.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같은 램프의 요정 지니 역에는 정성화·정원영·강홍석이 발탁됐다.
오프닝 공연에서 지니를 연기한 정성화는 “너 어디서 왔니?”라는 알라딘의 물음에 능청스럽게 “잠실역 3번 출구에서 왔지”라고 답하며 관객을 웃게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유행어 "이븐하게 구워드릴게요",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히트곡 '아파트'를 대사에 녹여내는 지니의 코믹한 연기에 객석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연은 내년 6월 22일까지 계속되며, 7월 부산 드림씨어터로 장소를 옮긴다. 예매가 풀린 내년 2월 초까지는 전 좌석이 매진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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