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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재명 위증교사 무죄에 與 '당혹'…"판결 존중" 강조하며 野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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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머니투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5.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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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내 의원들은 대체로 징역형을 장담했고 일각에선 법정구속 가능성까지 제기했는데 정반대 결과가 나오자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그간 민주당의 장외집회 등을 '판사 겁박' 행위라며 비판해온 여당은 판사나 판결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아쉬움을 강하게 드러냈다.

한동훈 대표는 25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위증한 사람만 유죄이고 위증교사한 사람은 무죄라는 위증교사 1심 무죄 판단을 수긍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11월15일 징역형 유죄판결을 존중했듯이 오늘 판결도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11월 15일의 징역형 유죄판결도 존중하길 바란다"며 "이럴 수록 국민의힘은 더 민생에 집중하겠다. 구태를 청산하고 변화와 쇄신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당초 이날 직접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렸으나 이 대표 무죄가 선고되자 브리핑을 생략하고 한참 뒤 짧은 SNS 글을 올렸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이 대표의 무죄 판결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짧게 입장을 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나 항소심 과정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1심 판결로 정치적, 도의적 책무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위증한 사람이 있는데 왜 그런 행위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의원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잇따랐는데, 수위는 저마다 달랐다. 박정훈 의원은 이 대표의 무죄 판결 직후 "위증교사 죄목을 형법에서 차라리 없애라"고 다소 격한 입장을 밝혔다.

강명구 의원은 "위증을 한 자는 유죄, 위증을 시킨 자는 무죄? 이게 위증교사가 아니면 무엇이 위증교사인가"라며 "항소심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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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복귀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4.11.25.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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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 인사들은 보다 복합적인 견해를 밝혔다. 변호사 출신 박상수 대변인은 무죄 이유에 대해 '김진성이 기억하거나 동조하는 사항 또는 명백히 부정하지 아니하는 사항만 교사', '교사행위는 있었으나 정범의 고의는 없음'을 언급하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 법률가라면 알 수밖에 없다. 검찰이 항소심에서 치열하게 다툴 부분이며, 항소심에서는 결론이 바뀔 것이라 본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김웅 전 의원은 이날 판결에 대해 "'김진성의 위증은 인정되나, 이재명의 전화 통화 내용만으로는 위증을 교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같다"며 "사실 저는 위증교사 부분은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위증이 인정되면서 위증교사가 인정되지 않는 사례는 극히 예외적"이라며 "구체적으로 변론요지서를 보내줄테니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한 점은 명백한 위증교사라고 봤다. 만약 이게 무죄가 되면 앞으로 위증교사로 처벌할 경우가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즉 증인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측 변론요지서를 보내줄테니 사실대로 증언해주시라'라고 말을 하면 위증교사를 하면서도 위증교사로 처벌받지는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하지만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입장"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일단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고 차분하게 다른 재판과 항소심을 지켜봐야 한다"며 "범죄자를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보다 그런 성숙함이 더 올바른 정치 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여 재판장의 고향을 운운하거나, 정치판결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민주당이나 할 짓이다. 이재명의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에 대해 '미친 판결', '사법살인', '부역' 등이라고 배설물을 쏟아내던 민주당이 오늘은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니 그 경박함이 마치 깃털과 같다"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 나경원 의원은 "지난번 영장에 관해 법원은 위증에 대해 소명되었다고 했으나 오늘 위증교사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했다"며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게다가 위증의 본범에 대해서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판결이 구조적으로도 성립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차분히 법과 원칙에 따른 2심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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