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원 모레 대표(가운데)와 정우근 최고기술책임자(CTO·왼쪽), 임정환 AI 디렉터가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이 칩으로만 구동되는 개발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쿠다(CUDA)'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 2030년에는 모레가 이 독점 구조를 깨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조강원 모레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쿠다에 맞선 자사 풀스택 플랫폼 '모아이(MoAI)'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모레의 SW는 AI 라이브러리와 컴파일러를 포함해 쿠다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풀스택 솔루션은 물론 개별 칩에 최적화된 쿠다와 달리 여러 칩이 모여 최적의 성능을 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소개했다.
국내 AI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기업 모레의 조 대표(설립자)와 이 회사 초기 멤버는 국내 최초로 슈퍼컴퓨터 '천둥'을 개발한 서울대 매니코어프로그래밍연구단 출신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슈퍼컴퓨터 연구실에서 오랜 기간 동고동락하며 연구 실적을 쌓아왔던 이들은 AI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2020년 이 회사를 세웠다. 각각의 칩이 독보적인 성능을 보여도 그 숫자가 1000개, 1만개씩 모이면 성능을 다하지 못했던 기존 솔루션의 한계 속에서 슈퍼컴퓨터를 연구개발하며 축적한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기회가 열릴 것이라 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과거 소규모 GPU,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해 소형 모델을 개발하던 시기와 달리 이제는 초대규모 AI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해 모델을 개발·서비스할 수 있는지가 관련 기업의 핵심적인 역량이 되고 있다.
인터뷰에 함께 나선 임정환 모레 AI 디렉터(총괄)는 AI 인프라 솔루션 라인업에서 타사와 대비되는 모레만의 특장점에 대해 "GPU를 적게는 수백 개, 많게는 수만 개까지 클러스터링(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고도의 병렬화 처리 기법이 녹아든 게 모레의 솔루션"이라고 답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모레 SW를 통해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AI 모델을 코드 변경 없이 엔비디아 GPU가 아닌 다른 GPU와 AI 프로세서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당장 엔비디아 GPU의 품귀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AI 업계에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자리에 배석한 정우근 모레 최고기술책임자(CTO)도 "대형 AI 모델을 개발할 경우 수천·수만 대의 GPU와 NPU를 구동하려면 다양한 최신 기술을 적용해야 하고, 이는 대부분 AI 모델 개발자가 직접 작업해야 했던 일"이라며 "현재 관련 고급 기술에 대해 충분한 역량을 지닌 개발자가 극히 일부인 데다 설령 역량이 있더라도 그 기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 긴 시간과 대규모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레 솔루션은 완전히 자동화된 컴파일러 기술을 통해 대형 AI 모델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병렬화·최적화 기법들을 자동으로 구현해준다"면서 "따라서 AI 모델 개발자 입장에서는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을 드라마틱하게 감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델 성능도 함께 상승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반도체 설계 전설'로 꼽히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와 손잡고 AI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도 나섰다. 2016년 설립된 텐스토렌트는 AMD·애플·테슬라·인텔 등을 거친 반도체 전문가 켈러 CEO가 이끄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한편 모레는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투자금 3000만달러를 유치한 상태다. 현재 주요 투자사로는 KT와 미국 AMD 등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모레의 SW는 AMD 인스팅트 GPU와 KT클라우드의 서비스 환경하에서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이라는 상품명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임정환 디렉터는 "모레는 최근 AMD와 함께 인도·아시아 시장 공동 개척을 위한 진출(Go-To-Market·GTM) 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