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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애플카 실패 vs 샤오미카 성공의 통찰력···“개방·협력 잘하는 中기업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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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실패=‘협업’의 실패”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의 탄식
中 EV업체들 대약진 비결은
애플 성공 공식 따랐기 때문
트럼프 관세 효과에도 물음표
“관세장벽선 美 혁신 실패”


매일경제

샤오미가 만든 EV SU7 <사진=샤오미>


중국 소비자에게 3만 달러의 기본 가격이 책정된 샤오미의 SU7 EV는 포르쉐 타이칸보다 가속이 빠르다. 그런데 가격은 미국에서 도요타 캠리를 구입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차량이 잘 팔리면서 샤오미 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미국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이 칼럼을 통해 애플의 폐쇄적 전기차 사업 실패를 혹독하게 꾸짖었다. 애플이 아이폰 성공 신화에서 입증한 ‘협업’의 지혜를 전기차 사업에서 따르지 않은 반면, 중국 업체들이 이 지혜를 실천하면서 세계 EV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현재 블룸버그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 담당 칼럼니스트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활동했던 데이비드 피클링은 ‘애플은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기업들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 같이 비판했다.

그는 샤오미 등 종전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거의 하룻밤 사이에 세계적 EV 메이커로 전환된 사실을 거론하며 이 같은 변화를 추동한 힘으로 중국 업체들이 애플의 전기차 사업을 폭망시킨 ‘엄격한 통제’를 거부했다고 조명했다.

프로젝트명 ‘타이탄’으로 애플은 지난 10년 간 스마트폰을 이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애플 전기차(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다가 올해 초 결국 사업을 접었다.

피클링 칼럼니스트는 애플이 애플카 사업을 포기한 이유로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과 파트너십 포기 등 외부와 협력 차단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난잡’할만큼 와부와 다양한 제휴를 맺고 조립 등 제조 부문은 과감히 아웃소싱하면서 빠르게 산업 주도권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EV업체들이 자동차 회사가 아닌 네바퀴로 굴러가는 기계에 탑재하는 스마트 소프트웨어 등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998년 공급망 전문가였던 팀쿡은 애플 생산을 미국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에 있는 아이맥 데스크톱 생산 공장에 의존하지 않고 홍하이 등 여러 대륙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여기에서 핵심이 되는 통찰력은 제품 조립은 수익성이 낮은 허드렛일인 반면 설계는 수익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 정책으로 세상을 바꾼 기업이 바로 애플이었다.

그럼에도 애플카 사업에서 애플은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지 않은 반면, 애플이 가장 잘하던 원칙을 중국 EV 메이커들이 충실하게 따랐다는 것이다.

피클링 칼럼니스트는 “이 교훈을 마음에 새긴 것은 애플이 아니라 중국 자동차 업계인 것 같다”고 탄식하며 미국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중국 고관세 정책을 준비하는 트럼프 당선인 측에도 이렇게 반문했다.

(트럼프 1기의 고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목표 등을) 과연 성취했는가. 현재 중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전기차 산업을 보유하게 됐다. 반면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만들려던 (미국 기업인) 애플은 그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2기가 준비하는 새로운 고관세 정책은) 과연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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