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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8동훈’ 출처 궁금” “사실관계 확인 후 발언” 한동훈·김민전, 최고위서 공개 말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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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비방글 두고 ‘충돌’

김 “그런 기사 났다” 맞대응에

친한계, 회의서 “아이그” 한숨

경향신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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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그 가족 명의로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왔다는 논란을 두고 한 대표와 친윤석열(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한 대표는 “이 이슈를 정치적으로 키워 과거에 있었던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읽씹(무시 논란), 총선백서 등과 같이 당대표를 공격하고 흔드려는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친윤계를 겨냥했다. 당내 갈등이 절정에 달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이 이어지면서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를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당원게시판 논란을 언급했다. ‘한동훈’으로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린 동명이인이 8명이라는 친한동훈(친한)계 해명을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자료 일부를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 저희도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에서 한 대표 사퇴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만약에 고발한다고 하면 저한테 문자메시지 폭탄 보낸 사람들도 다 따서 드릴테니 고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원게시판에 한 대표를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사람을 당 차원에서 고발한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한 것이다.

그러자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는 게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며 반박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그런 기사가 났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한 대표는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친한동훈(친한)계 정성국 조직부총장은 “기사를 보고 이야기하냐”고 반발했고,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아이그”라며 한숨을 쉬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그만 하라며 손을 내젓자 언쟁이 잠시 중단됐다.

친한계 서범수 사무총장이 김 최고위원 발언에 반박하며 설전이 이어졌다. 서 사무총장은 “당원게시판은 익명성 전제 게시판”이라며 “한 대표는 우리 당 대표이고 공인인 점 감안해 이 부분을 확인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대표를) 사퇴하라고 해서 고발한다는 말씀은 금시초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이 다시 “해당 기사가 오보라면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하자 서 사무총장은 “확인해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 때 이야기하자”고 중재에 나섰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도 고성이 터져 나오는 등 충돌이 계속됐다. 한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에게 재차 “사실관계를 확인했느냐”고 발언의 근거를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 근거가 된 언론 보도를 제시하지는 못했으나 회의 이후 지도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단체대화방에 해당 보도를 올렸다고 한다.

비공개 회의에서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이 이야기하는 데 왜 조직부총장이 끼어 드느냐”고 지적했고, 정 부총장은 “최고위원이 대표를 공격하는데 그러면 가만히 있어야 되냐”고 부딪혔다. 한 회의 참석자는 통화에서 “당원게시판 이슈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고로 가라앉을까봐 계속 띄우는 게 명확했다”며 “마치 음모론처럼 말하는 의도가 굉장히 당에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당원게시판 논란을 해명하라는 친윤계를 향해 반박했다.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다 반격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취재진에게 “당원게시판은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둔 공간”이라며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고 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 리스트’나 (한 대표 공격사주 의혹 관련) 김대남 건 관련된 사람이 자기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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