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들이 10~20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겨냥해 소용량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잘파세대가 주로 찾는 다이소와 편의점들은 소용량 화장품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다이소는 18일 올해 1~10월 기초화장품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40%, 색조화장품 매출은 130%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에 진열된 소용량 화장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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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과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화장품 시장에서 양극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샘플을 묶어 판매하는 중고 거래나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균일가 제품이 주목받는 동시에 명품으로 불리는 고가 브랜드 화장품들은 10∼20%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25일 유통·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10대 등 저렴한 화장품을 찾는 수요는 중고 거래뿐만 아니라 1000원대 균일가 제품만 판매하는 다이소 화장품 인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다이소 기초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40%, 색조화장품 매출은 130% 각각 증가했다.
다이소의 3000원짜리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은 6만원대 ‘샤넬 립앤치크밤’과 비슷하다는 입소문을 타며 한때 품절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다이소의 넓은 인프라는 오프라인 상권이 약한 기업들 입장에서 활용하기 장점 중 하나다.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에 진열된 소용량 화장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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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트렌드는 10대들이 이끌고 있다”며 “이들 10대는 용돈을 받아쓰다 보니 1000∼2000원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대는 한 브랜드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데 품질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 구매가 폭발적으로 는다”고 말했다.
품질 좋은 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대표 화장품 대기업들도 잇달아 균일가 시장에 뛰어들어 다이소에 5000원 이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불황에 소비를 결정하는 데 ‘가격’이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편의점까지 나서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기획 제품을 내놓고 있다. GS25는 700원짜리 마스크팩을, CU는 3000원짜리 기초화장품을 각각 내놨다.
당근마켓 화장품 샘플거래(왼쪽)와 고가 브랜드 프라다뷰티 제품. 사진 당근마켓·프라다뷰티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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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명품 뷰티 매출 10∼20%대 신장
반면 고급 화장품 시장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10월까지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0% 증가했다. 이중 명품 브랜드가 많이 포함되는 색조화장품 매출만 보면 증가율이 25%에 이른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화장품 매출은 16.1% 증가했다. 올해(1∼9월) 현대백화점의 명품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13.1%를 기록했다.
이런 명품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하듯 올해 하반기에는 ‘프라다뷰티’가 국내에 상륙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더현대 서울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반 화장품 업체들도 주름 개선, 미백 등 기능을 더한 고가라인을 추가 출시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은 지난 4월 고가 피부관리 라인 ‘알파낙스’를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단독 상품으로 출시했다. 항노화에 효과적인 특허 성분을 함유한 라인으로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한 소비자 심리 분석 전문가는 불황과 고물가 상황에서 빚어진 이 같은 소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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