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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전문기자의 눈] ‘트럼프 리스크’ 오히려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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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전문위원·언론학 박사

美 국민, ‘세계의 경찰’ 역할 회의적
각국 안보도 각자도생의 길 찾을 듯
新세계질서…자주국방 강화 기회로


이투데이

얼마 전, 또 한 차례 세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며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미 차기 대통령은 대서양 연안 ,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태평양 연안의 일부 주(州)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해냈다.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의 당선을 점쳤던 주요 언론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트럼프와 그 내각이 전 세계에 불러올 변화는 지대하다. 이를 증명하듯이 한국 증시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트럼프가 몰고 올 리스크는 비단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보에도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한다. 트럼프의 안보관과 세계관뿐만 아니라, 그런 트럼프를 뻔히 알면서도 당선시킨 미국인들의 속뜻을 알아야 앞으로 변화할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 좋든 싫든,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도 미국은 대한민국의 안보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는 ‘보다 강력한 미국’을 주창하는 트럼프지만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및 이란 간의 전쟁, 그리고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지켜보면서 미국인들은 깨달은 바가 있다. 더 이상 미국이 과거와 같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치르며 그런 역할을 지속하기에는 실업률, 수출 악화 등 미국이 국내에 당면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7월 퓨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정도인 49%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 줄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본인 또한 대선 출마 전에도 미국이 우·러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이 너무 많다며,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만큼 미국이 세계 여러 전쟁에 개입하는 데에 회의적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트럼프 내각이 친이스라엘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다행이랄까….

트럼프의 더 무시무시한 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와해할 생각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NATO 가입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으면 미국은 NATO를 탈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말 하고 다닌 바 있다. 미국이 세계의 안보를 수호하는 데 들이는 비용을 국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지출하겠다며 말이다.

한편으론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면 외교적인 사안에 대해 자기 맘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도 다수 존재한다. 단기적인 이익, 자국 내의 실리를 중시하는 트럼프와는 달리 미국의 많은 의원들, 그리고 외교 및 안보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이익, 그리고 전 세계에 놓여 있는 미국의 영향력을 더 중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점은 미국인의 시계 인식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이에 따라 전 세계 각국의 안보가 각자도생의 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고도 말이다. 하지만 모든 위기에는 기회가 숨겨져 있다. 대한민국도 당황할 게 아니라 이 위기를 자주국방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그 내각의 가장 큰 강점은 대외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념이나 이상을 고집하지 않고 현실적인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의 경찰로서의 역할이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미국에 대한민국의 튼튼한 자주 국방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제안하기에 적기이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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