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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몸집 키운 화성-19형…北 '패널 이미지'로 다탄두 개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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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31일 시험발사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에 다탄두(MIRV)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북한 무기 전시회에서 선보인 패널 이미지를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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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무장장비 전시회 '국방발전 2024'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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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9형 ‘다탄두’ 설…北 전시회 패널에 담겼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이 지난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관련, 북한 관영 매체 보도를 분석한 결과 화성-19형 옆 패널에 다탄두로 보이는 이미지가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패널을 확대했더니 러시아 ICBM R-36M2과 유사한 형체가 드러났다고 유 의원실은 밝혔다. 소련 시절 개발된 R-36M2는 최대 10개의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미국 ICBM 미니트맨-Ⅲ에 대응하는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앞서 공개된 화성-19형의 탄두부 형상, 단 분리 후 사진 등으로 군사 전문가들이 다탄두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북한이 이를 직접 알린 건 처음이다. 당시 시험발사 직후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뭉툭한 탄두 탑재부가 포착됐는데 여기에 다탄두가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당시 공개 보도에서 다탄두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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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열린 북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 게시된 패널에 다탄두로 추정되는 화성-19형 이미지가 담겼다. 유용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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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탄두, 그리고 분리된 다탄두의 자세를 제어하고 유도하는 후추진체(PBV) 기술은 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꼽힐 만큼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적중하면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어 북한이 탐낼 만한 기술이다. 북한은 지난 6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다탄두 미사일 시험 발사를 알린 적이 있다.



다탄두 ‘고도화’ 러시아, 북한 기술 지원 가능성



하지만 다탄두가 실전성을 입증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6월 시험발사는 물론 화성-19형 발사 때도 다탄두를 뒷받침할 뚜렷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군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일각에선 다탄두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러시아가 관련 기술을 적극 지원한다면 북한의 다탄두 보유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오레니시크(헤이즐넛·개암나무)’로 명명된 다탄두 중거리 미사일을 쐈다. 비슷한 시기 북한이 다탄두 패널을 들고 나온 건 관련 기술을 매개로 한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과시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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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무장장비 전시회 '국방발전 2024' 개막식을 둘러보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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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9형 패널에 다탄두 형상과 단탄두 형상이 함께 담긴 점도 눈길을 끌었다. 다탄두 외에 폭발력을 증강하는 데 초점을 둔 단탄두로 화성-19형이 이원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밖에 북한은 화성-19형 앞에 탄소섬유 뭉치로 보이는 물품을 유리 상자에 넣어 전시하기도 했다. 금속보다 고강도, 경량 소재로 ICBM을 만들 수 있다고 과시한 것으로 읽힌다.

화성-15·17형 등 액체연료 ICBM을 빼고, 화성-16나형 극초음속 미사일·화성-18·19형 ICBM 등 고체연료 미사일 위주로 전시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발사 준비에 적은 시간이 드는 다양한 고체연료 ICBM으로 미 본토를 기습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 수위를 높인 셈이다.



극강 가성비 골판지 자폭드론 등 10종 드론 공개도



북한은 이번 전시회에서 골판지로 제작된 자폭드론, 이스라엘 ‘하롭’ ‘히어로’를 모방한 자폭드론, 고정익·회전익 결합 정찰드론 등 10종의 신형 드론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중 특히 골판지 드론은 가성비가 뛰어난 데다 탐지가 쉽지 않아 유사시 ‘벌떼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유 의원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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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열린 북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 등장한 골판지 드론. 유용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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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하롭과 히어로는 각각 비행거리 1000㎞, 100㎞로 추정돼 종심 공격용과 기계화부대 공격용으로 역할을 분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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