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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인선 완료된 트럼프 2기 내각…충성파·관세 옹호 등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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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대표를 농무부 장관에 지명하면서 차기 미 행정부의 내각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연방 기관 장관급 인선도 대부분 완료됐다.

대선 이후 불과 보름여 만에 진용을 갖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거침없이 실행할 ‘충성파’들로 채워졌다. 정책 방향에서는 대중국 매파, 관세 적극 옹호, 이민 강경론자 등이 공통점이다.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리는 AFPI와 ‘프로젝트2025’ 관련 인사들도 두각을 드러냈다. 상당수 인사들이 전문성 부족, 이해충돌 우려 관련 논란을 안고 있으며 일부는 성폭력 등의 의혹에도 연루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자 정권인수팀이 꾸려진 플로리다 출신과 보수 성향 폭스뉴스 진행자·출연자 들도 다수 포함됐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후보자 및 핵심 참모 지명자들. 괄호 안은 장관에 지명된 부처나 직위. AFP연합뉴스첫줄 왼쪽부터 피트 헤그세스(국방), 더그 버검(에너지), 재닛 네셰이와트(의무총감), 일론 머스크(정부효율/DOGE), 크리스티 노엄(국토안보). 둘째줄 왼쪽부터 존 랫클리프(CIA), 캐롤라인 레빗(대변인), 러셀 보우트(예산실장), 린다 맥마흔(교육), 비벡 라마스와미(정부효율). 셋째줄 왼쪽부터 톰 호먼(국경 차르), 스콧 터너,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보건), 로리 차베스-드레미어(노동), 스티븐 밀러(부비서실장). 넷째줄 왼쪽부터 더그 콜린스 ,수지 와일스(백악관 비서실장), 리 젤딘(환경보호청/EPA), 마코 루비오(국무), 메멧 오즈(CMS). 다섯째줄 왼쪽부터 엘리스 스테파닉(유엔대사), 숀 더피(교통), 팸 본디(법무), 마이클 왈츠(국가안보보좌관) . 여섯째줄 왼쪽부터 매슈 휘트태커(나토대사), 털시 개버드(DNI), 하워드 러트닉(상무), 브룩 롤린스(농무), 브렌던 카(FCC).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롤린스 지명을 발표하며 “그는 차기 농무부 장관으로서 미국의 진정한 중추인 농부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 농부 지원들을 지원하고, 미국 식량 자급을 옹호하며, 농업에 의지하는 소규모 마을을 복원하려는 그의 헌신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1기에서 백악관 국내정책위 국장 대행을 지낸 롤린스는 한 때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최측근이다. 대선을 앞두고 AFPI를 설립해 2기 행정부 정책 개발에 나섰다.

롤린스를 끝으로 마무리된 내각 인선의 최대 특징은 충성심이다. 전문성이나 관련 경력 보다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가 우선 고려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긴 것이 단적인 예다.

‘예스맨’들이 대거 요직을 꿰차면서 1기 때 트럼프 당선인의 일방적이고 즉흥적인 의사결정을 제어했던 ‘어른들의 축’은 자취를 감췄다.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영관급 장교 출신으로 조직 관리 경험이 없다. 친러·친시리아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도 마찬가지다.

충성파 내각 후보자들은 경제·대외정책·이민 등 주요 분야에서의 미국우선주의 관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2일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관세 정책을 적극 옹호한다. 중국은 물론 동맹국에까지 관세 압박을 통해 무역적자를 시정하고 미국 내 투자 유도를 통한 제조업 부활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월가 출신인 이들을 경제 투톱에 내정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을 달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안보라인에는 의회를 대표하는 대중 강경파들이 전진 배치됐다. 상원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하원의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대중국 제재 등 강경 입법을 주도했고 중국 견제를 최우선 외교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우선주의와 ‘마가’ 이념을 충실히 반영하는 AFPI와 프로젝트 2025에 가담했던 인사들도 계속 약진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2025를 주도한 러셀 보우트는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백악관 예산관리실(OMB) 실장에 지명됐다. ‘국경 차르’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등도 공저자다.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인이 거리를 두기는 했지만 ‘프로젝트 2025’에 담긴 상당수 공약이 실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폭스뉴스와 플로리다가 2기 행정부 핵심 인맥 풀로 부상한 것도 눈에 띈다.헤그세스처럼 숀 더피 교통장관 지명자는 폭스뉴스 진행자였고,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맷 게이츠의 뒤를 이어 법무장관에 지명된 팸 본디는 단골 패널이었다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수십년간 플로리다 선거판에서 활동했다. 외교안보 투톱에 지명된 루비오와 왈츠는 플로리다 현직 연방 상·하원의원이다. 본디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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