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2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려 한 참가자가 ‘지금 휴전하라’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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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1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이 이번 겨울을 넘기지 못하리란 우려가 커진다. 기밀 유출 혐의에 처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이 “정치적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아부 오베이다 하마스군 대변인은 이날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던 이스라엘 여성 인질 1명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여성의 신원, 사망 시점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하마스가 공개한 사진에선 인질의 얼굴이 흐릿하게 처리됐으며, ‘네타냐후와 할레비(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의 새로운 희생자’라는 주석이 달려 있었다.
하마스는 이 인질을 관리하던 이들과 몇 주 만에 연락이 닿아 사망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여성 인질 1명도 상태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정보를 확인 중”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이를 확증하거나 반박할 수 없다. 인질의 가족과 연락 중이며 우리가 가진 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한 “하마스는 심리적 테러를 계속 사용하고 있으며 잔혹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하마스의 심리전일 가능성을 경계했다.
하마스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인질 중 실제로 사망한 것이 확인된 사례가 있다. 반대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알려진 인질이 알고 보니 살아 있었으며 인질 교환 협상에 따라 풀려나기도 했다. 하마스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인질도 여럿이다.
시위대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앞에서 가자지구로 납치된 인질 석방을 촉구하며 길에 누웠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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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가오며 인질의 생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 이날도 집회가 열려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납치된 군인의 동생 오피르 앙레스트는 집회에서 “한 달 후면 첫 징집 통지서를 받는다. 형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지만, 군인을 돌보지 않는 나라에 헌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질 가족들은 국방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재판을 피하기 위해 전쟁이 계속되길 바란다. 그 대가는 인질들이 치르게 될 것이며 이들은 분명 이번 겨울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질 및 실종 가족 포럼’은 이달 초 발표에서 생존한 인질은 체중의 약 절반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지난해 가자지구로 납치된 인질 중 돌아오지 못한 이들은 101명이다. 이 중 35명은 사망했다고 발표돼, 약 60명이 아직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했지만 시신이 송환되지 않은 인질도 많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에선 총리를 두둔하는 여론이 생겼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ICC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이 반유대주의로 비춰지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는 투사가 됐다는 것이다. NYT는 ICC 체포영장이 네타냐후 총리의 우익 지지 기반을 강화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이 되는 것이 유리하진 않다는 평가를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신의 문서 유출 혐의를 반박하는 9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수사 당국이 자신을 “마녀사냥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휴전 및 인질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해외 언론에 정보 문건을 흘린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 리스크’로 커지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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