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전체 매출의 23% 차지
매출·수익 안정성은 떨어져
그룹내 식품 강화 기조도 한몫
24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 회사는 8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의 사업을 대형화하고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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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80개 크기…북미 최대 규모 비비고 공장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짓는 공장은 축구장 16개 넓이에 달한다. 1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공장은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 유럽 시장에서 판매된다.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제일제당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선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건설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넓이(57만5000㎡)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 규모다. 공장이 완공되면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공장을 짓는데 총 8000억원을 투자한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결기준 1년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8조3207억원에 달한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7000억원이 넘는다. 다만 현금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조여원)보다 줄었다. 이 기간 이자비용은 7287억원에서 7754억원으로 증가하며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 장기차입금과 장기사채 규모가 줄어든 대신, 단기차입금이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면서다.
CJ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은 그동안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경기 위축에 따른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해외 식품 시장과 바이오 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경기 위축 여파로 사료 소비가 줄면서 바이오 사업부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했고, 전체 실적도 뒷걸음 쳤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18조에 달하던 부채 규모를 일년새 1조원 가량 줄이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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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만 수조원… 바이오사업 매각 추진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위해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사모펀드(PEF)와 접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 사업부의 몸값은 수조원대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5조∼6 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바이오사업은 1964년 조미료 '미풍'을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상그룹의 전신인 미원그룹이 선보인 '미원'이 음식의 감칠맛을 높이는 조미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MSG(글루탐산나트륨)를 활용한 미풍을 내놓았다. CJ제일제당은 이후 1977년 핵산을 생산하며 식품 조미 소재 사업을 키웠고, 1991년 인도네시아에서 라이신 생산을 시작하며 사료용 아미노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바이오 사업부는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주력이다. 특히 8대 사료용 아미노산 중 라이신 등 5개 품목은 세계 1위다. 식품 조미 소재인 핵산도 글로벌 시장에서 60% 이상 점유율로 1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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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변동성·中 저가 공세가 결정적
하지만 바이오 사업의 경우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기업가치의 발목을 잡았다. 그린바이오 사업은 곡물 가격 등 원재료 시황과 육류 소비 수요에 따라 3~5년 주기로 실적 변화가 큰 사업이다.
일례로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지난해 그린바이오 사업의 핵심인 라이신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60%나 뒷걸음질쳤다. 라이신 최대 매출처인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한 까닭이다. 중국에서 자체 생산한 저가 라이신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최저가를 찍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올해 들어 라이신 외 다른 품목의 사료용 아미노산 생산 비중을 늘리고, 형태도 분말과 액상, 과립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2792억원을 거둬 이미 지난 한해 영업이익(2513억원)을 뛰어넘은 상태다.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만큼 매각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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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업 강화… 또 대형 M&A 나오나
업계에선 적절한 조건으로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를 매각하고 최소 2조원 이상의 순차입금 축소가 이뤄지면 재무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CJ제일제당은 또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8년 건강·기능식 사업 부문인 CJ헬스케어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한 뒤 2조1000억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 2위 업체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그 영향으로 당시 3649억원이던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은 지난해 4조3807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그룹 내에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CJ피드앤케어 매각 작업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의 사료 축산 자회사로, 2019년 매각이 추진되다가 한 차례 불발된 뒤 올해 재차 매각설이 돌고 있다. 바이오사업부와 마찬가지로 마진 변동성이 심한 데다 그룹의 식품 사업 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매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사업 매각은 결국 식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며 "CJ피드앤케어도 조만간 매각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동호로 CJ제일제당센터 전경 |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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