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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무조건 미국 먼저 챙길텐데…반도체·바이오, 특허 전쟁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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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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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 간의 치열한 첨단기술 경쟁에서 특허소송도 중요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미국 특허권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역으로 미국에 진출해 활동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전방위 특허소송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관세폭탄을 넘어 미국 기업을 위협하는 다른 국가의 주요 기업에 대해 특허소송을 중요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특허소송을 통해 외국 기업들의 기술을 무력화하거나 이들의 사업성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수시로 취하고 있다. 특히 첨단산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통신, 바이오 관련 분야의 소송이 많다.

22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2023년 동안 미국 전체 특허분쟁은 연평균 5637개사에 달한다. 특징은 전기·전자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화학, 바이오 분쟁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미국 전체 특허분쟁 중 각 산업별 분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기·전자(55%), 화학·바이오(17%), 기구·기기(11%) 등이다. 한국 기업의 미국에서 특허소송에 피소된 건 수는 2019년 67건에서 2021년 107건까지 늘어났고, 2022년과 2023년 연속 80건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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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기술 기업의 특허를 인수해 만든 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Practicing Entity)도 등장해 무차별 특허소송을 하고 있다. NPE는 기술개발이나 제조활동 없이 다른 기업의 특허권을 매입·관리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기술 개발이 활발한 정보기술(IT), 반도체, 바이오, 자동차 기업들의 특허가 주 매입 대상이다.

국내 기업들도 NPE들의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식재산(IP) 동향(Trend)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기업 피소건내 NPE 소송 비중은 약 70%로 나타났다.

2022년 인텔의 주요 특허를 인수한 NPE 다이달로스 프라임은 TSMC, 삼성전자, 미디어텍 등 반도체 기업에 무차별적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징기스컴은 2024년 삼성전자의 5G 기술관련해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이 회사도 다수의 특허를 소유한 NPE다. 미국의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는 2019년 8월 TSMC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특허침해소송을 냈다. TSMC가 글로벌파운드리와 반도체 관련 포괄적 상호 라이선싱에 합의하면서 소은 2개월만에 취하됐지만 글로벌파운드리는 이를 통해 많은 비용을 아낄수 있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미국 최대 제약 기업중 하나인 화이자가 한국 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특허 침해소송을 통해 새로운 백신 개발을 막고 있다. 2019년에 이미 한차례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2024년에도 소송을 제기했다.

지식재산 동향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우리 기업을 가장 많이 소송한 외국기업은 화학 바이오 분야 기업인 트루텍, 통신분야 NPE인 헤드워터리서치, 오디오영상 데이터 NPE인 스태튼 테키야, 오디오 영상 분야 맥셀, 통신분야 NPE인 징기스컴이 있다. 일본 기업인 맥셀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업이다.

미국내에서 실제 우리 기업이 손해배상 판결로 이어진 건수는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80건에 달했으며, 기업규모별로는 최근 5년간 대기업 5건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집중적인 타겟이 되고 있다. 2023년 중 전체 배상액이 35억 달러를 돌파해 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특허권자에 대한 보호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기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 법무부(DOJ), 미국 특허청(USPTO) 공동으로 특허권자에 유리한 표준필수특허(SEP) 라이선싱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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