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같은 날,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았다고 한 반면, 대통령실에선 추경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무슨 일인지, 경제부 공다솜 기자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공 기자, 윤석열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를 내세워오지 않았나요? 왜 추경 얘기가 흘러나온 거죠?
[기자]
윤석열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을 끝내고 건전 재정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불과 석 달 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제37회 국무회의 (지난 8월 27일) :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건전 재정은 우리 정부가 세 번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켜온 재정의 대원칙입니다.]]
세수가 부족한 데다 내수 침체까지 길어진 올해에도 정부가 "인위적 추경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배경이기도 합니다.
실제 현 정부가 추경을 집행한 건 2022년 5월, 코로나 때가 유일합니다.
이런 걸 고려하면 대통령실의 깜짝 추경 카드가 현재 우리 경제가 얼마나 나쁜지 보여주는 반증으로도 보입니다.
[앵커]
그렇지 않으면 깜짝 추경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여당이나 기재부는 추경에 대해 굉장히 선을 긋는 모습이던데요?
[기자]
정부·여당 모두 오전부터 추경 논란을 진화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기재부는 곧바로 '내년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대통령실과는 합의된 입장이라고 거듭 밝히긴 했는데요.
국민의힘 역시 '어떤 협의 요청도 없었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내년 본예산 심의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추경 가능성을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다소 격앙된 반응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안 그러길 바라지만 경기가 정말 나빠져서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요. 여력은 됩니까.
[기자]
이미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에 곳간은 비어있습니다.
남은 방법은 국채를 찍어내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미 내년에도 201조원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습니다.
2021년부터 꾸준히 줄어오다 4년 만에 증가세입니다.
여기서 국채를 더 찍어내는 건 나라 빚을 더 안 늘리겠다는 정부 기존 입장과도 배치됩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10월 28일 / 경제관계장관회의) :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가용 재원을 활용하여 금년도 세출 예산을 최대한 차질 없이 집행하겠습니다.]
현재 여당은 나라 빚을 일정 수준 이상 넘지 않게 관리하는 재정 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추경은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걸로 보입니다.
◆ 관련 기사
윤 대통령 "경제 활력" "견고한 성장률"…현실 인식 괴리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24229
◆ 관련 기사
대통령실발 '추경론' 놓고 삐걱…여당·기재부 "검토하지 않아"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24227
공다솜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