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오후 창원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창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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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를 또다시 공개했다. 명씨 본인이 창원지검 등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과시하는 내용이다. 녹취에서 명씨가 거론한 인물로 추정되는 전 창원지검장들은 "명씨 존재도 몰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이 25일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선고를 앞두고 명씨 관련 의혹을 확대시키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22일 명씨 관련 녹취 5건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가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에 녹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씨와의 대화 상대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회계담당자로 재직했던 강혜경씨, 명씨의 지인 등이다. 수사당국 관련 명씨 녹취는 이번이 첫 공개다.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주변에 '창원지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과시했다. 그는 2022년 9월 지인과의 대화에서 "지검에 가서 창원지검장을 만났다"며 "지검장이 저거더라. 한동훈이하고 옛날. 그래서 한 방에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녹취가 지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명씨의 이 주장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민주당이 공개한 또 다른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작년 12월 "경찰청장부터 해서 검찰부터 해서 김영선이 잡혀가 다 충성 맹세 시킨 것 아는가. 내가 데리고 와서"라며 "김영선한테 '충성합니다', '충성하겠습니다' 다 세 번씩 외쳤다. 누가 했줬나. 내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선관위에서 아무리 (사건이) 넘어와도 경찰에서 다 없앴다. 내가 해줬다. 한 달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검·경에 영향력을 행사해 선거 관련 사건을 무마시켰다는 것이다.
명씨는 본인이 검찰 인사에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강씨와의 통화에서 "그 여자(김 전 의원)는 입을 열면 죽는다. 사주 자체가"라며 "창원에 지검장은 다 나 때문에 왔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이 본인 욕을 하고 다녔다며 "(김건희) 여사가 뭐라고 하는 줄 아는가. '아이고 선생님 욕하고 다녔는데 김영선 공천 줄 게 있냐'(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재임한 창원지검장들은 명씨와의 관계를 일절 부인했다. 명씨 녹취 시기에 창원지검장을 지낸 한 지검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명씨가 존재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며 "오히려 최근 창원에 전화해서 '명태균이 누구냐'고 물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직 창원지검장 역시 본보에 "명씨는 한 번도 만난 적도, 이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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