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음성 인식ㆍ분석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미디어(OTT)ㆍ스트리밍 플랫폼 내에서 외국어를 알아듣지 못해도 자막을 별도 제공하고 있어 어느 정도 내용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막에 집중해 콘텐츠를 감상하면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 컨설트가 15개 국가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 중 ▲한국 ▲중국만 자막 선호도가 70% 이상이고, 나머지는 모두 50%를 밑돌았다.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은 배우를 써 현지 언어로 더빙해 서비스하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크리에이터는 쉽지 않다. 해외 진출에 대한 성공 여부를 보장받기 어려운데 비용을 들여 더빙할 수 없는 일이다. 대응 언어가 확대될수록 비용은 수직 상승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
신현진 허드슨에이아이 대표 / 출처=IT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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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에이아이(Hudson AI)는 인공지능(AI) 영상ㆍ음성 기술 스타트업이다. 여러 방송 기업과 협업해 왔을 정도로 실력을 갖췄으며, 2024년 10월 29일에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인공지능 영상 더빙 플랫폼 ‘팀버(Timbr)’의 베타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허드슨에이아이의 인공지능 음성ㆍ영상 기술이 녹아 있는 팀버는 크리에이터들이 언어장벽 없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도록 도와준다.
크리에이터의 해외진출 장벽인 언어 문제를 ‘팀버’로 해결하다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크리에이터가 글로벌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 진출할 기회가 열린 셈이죠. 그러나 언어 장벽 때문에 포기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습니다. 팀버(Timbr)는 인공지능 음성 생성과 번역 기술로 크리에이터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신현진 허드슨에이아이 대표는 팀버 플랫폼의 강점 중 하나로 ‘하이퍼 현지화’를 꼽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해외 시장의 문화적 특징과 유행 등을 분석한 후, 크리에이터가 등록할 콘텐츠의 ▲제목 ▲설명 ▲태그 등 메타데이터를 현지에 가깝게 제안한다는 것이다. 이는 음성 번역 과정에서도 적용된다.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지원하고, 향후 20여 개 언어로 확대할 예정이다.
허드슨에이아이의 음성 기술은 크게 ‘액팅 TTS(Acting Text To Speech)’와 ‘액팅 음성 변환(AVC - Acting Voice Conversion)’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액팅 TTS는 입력된 문자를 음성으로 출력하는 기술이다. 허드슨에이아이는 원작 콘텐츠 속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연기와 감정을 다국어로 자연스럽게 변환한 후 출력한다.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 부분에는 목소리 변환 기술인 액팅 음성 변환(AVC)이 적용된다. 신현진 대표는 “원작 배우의 목소리 혹은 크리에이터 본인의 목소리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감정적 전이와 제어가 가능한 점이 허드슨에이아이가 보유한 기술의 장점입니다”라고 말했다.
허드슨에이아이 인공지능 영상ㆍ음성 기술이 집약된 팀버(Timbr) 서비스 / 출처=IT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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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콘텐츠 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현지 언어로 번역한 후 음성에 따라 입 모양까지 맞춰주는 기능이 2024년 11월 중에 업데이트된다. 이른바 ‘립싱크(Lip-Sync)’를 맞추는 기능이다. 크리에이터가 마치 현지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자막보다 더 자연스럽게 콘텐츠 몰입이 가능하다.
신현진 대표는 “1인 콘텐츠는 상관없지만, 다수가 등장하는 상황에서는 누가 어떤 말을 하는지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A가 이야기했는데 B가 이야기한 것처럼 나오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단순 음성만 생성하는 게 아니라, 더빙을 위한 전체 워크플로우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허드슨에이아이가 여러 미디어 기업들과 협업해 왔던 경험을 기반으로 현지화 더빙 작업 과정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장은 팀버가 콘텐츠 현지화를 돕는 서비스처럼 보이겠지만, 신현진 대표는 크리에이터의 글로벌 진출과 채널의 성장을 함께 이끄는 크로스 보더(Cross Border) 플랫폼 역할을 꿈꾼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4년 중에 유튜브 채널의 해외 성장과 수익화에 도움을 줄 데이터 분석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밀착 지원이 필요한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컨설팅과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진행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콘텐츠 소비 문화 바꾸고 싶어
허드슨에이아이 단기적 목표는 크리에이터가 브랜드ㆍ정체성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수익 창출이 이뤄지도록 돕는 가교가 되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크리에이터 시장이지만, 독특하고 창의적인 콘텐츠가 계속 쏟아지는 시장이기도 하다. 신현진 대표는 “다양한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가 즐기고 있어요. 이 부분이 콘텐츠 시장의 매력이 아닐까요? 플랫폼은 바뀌어도 콘텐츠는 지속될 것이기에 허드슨에이아이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허드슨에이아이가 팀버 서비스로 한 단계 도약을 꿈꿀 수 있었던 데에는 경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도움이 있었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을 바탕으로 미디어 현지화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할 기회가 마련됐다. 투자 활동 과정에 필요한 멘토링과 다양한 밋업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안한 부분도 도약에 도움이 되었다.
신현진 허드슨에이아이 대표 / 출처=IT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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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을 토대로 콘텐츠 소비문화를 바꾸는 게 최종 목표라는 허드슨에이아이. 콘텐츠 현지화를 넘어 크리에이터의 글로벌 성장을 함께하는 전략적 파트너 역할에도 힘쓸 예정이다. 신현진 대표는 “팀버는 콘텐츠 소비문화를 바꾸기 위한 첫 번째 단계입니다. 향후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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