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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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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위험하다 … 10명중 셋 "일상 힘들만큼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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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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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명 중 3명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4명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답하는 등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10년간 중고등학생들의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2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주간의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한 스트레스 인지율은 42.3%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0년(43.8%)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전년 대비 증가 폭으로는 20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학생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15년 35.4%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9.9%에 달했다. 남학생(35.2%)보다 더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느끼는 '우울감 경험률'도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늘어난 27.7%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다만 청소년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게임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학생들의 흡연·음주율은 20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청소년들은 하루 중 3분의 1인 7시간40분가량(459.9분)을 학습 목적으로 앉아서 보내고 있었다. 작년에 비해 4.8분 늘었다. 공부 시간이 늘어난 만큼 수면 충족률은 낮아지고 있다. 최근 7일 동안 잠을 잔 시간이 피로 해소에 '매우 충분' 또는 '충분'했다고 느끼는 청소년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4.1%포인트 낮아진 21.9%에 그쳤다. 2015년(28.0%)에 비하면 6%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학업, 진로 등 사회적 경쟁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창 사회활동을 할 시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3년간 사회와 단절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소통이 줄고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하면서 청소년들이 심리적 고충을 해소할 기회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음주·흡연율은 지난 20년간 대폭 낮아졌다. 일반담배(궐련)를 기준으로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흡연한 청소년 비율인 '현재 흡연율'은 올해 3.6%였다. 2005년 첫 조사 당시 11.8%였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0.6%포인트 줄었다.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사용한 비율인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 지표도 추가됐는데, 이 역시 올해 4.5%에 그쳤다. 음주율도 크게 낮아졌다. 최근 30일 동안 한 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청소년 비율인 '현재 음주율'은 2005년 27.0%에서 올해 9.7%로 감소했다.

아침밥을 굶는 학생은 20년 사이 1.5배 늘었다. 올해 청소년들의 아침 식사 결식률은 42.4%로 10명 중 4명 이상이 일주일 중 닷새 이상 아침밥을 굶는다고 답했다. 2005년 27.1%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하루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학생 비율은 18.6%로 작년보다 소폭 늘긴 했지만 2005년 32.6%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패스트푸드 섭취는 크게 늘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8.9%로 처음 조사한 2009년 12.1%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신건강과 식생활 측면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05년 시작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 중고등학교의 학생 약 6만명을 대상으로 흡연·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정신건강 등을 매년 파악한다. 올해 조사는 지난 6∼7월에 이뤄졌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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