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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회계사 선발인원 50명 줄여도… "갈곳 없는 합격자 500명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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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공인회계사 선발인원 50명 줄인 1200명…"감소폭 너무 적다"
'대규모 실무수습 미지정 사태' 내년에도 반복될 우려

머니투데이

2020년 제55회 공인회계사(CPA) 1차 시험 고사장에서 응시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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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내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을 올해보다 50명 줄인 1200명으로 결정했다. 올해 대규모 실무수습 미지정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회계업계에선 내년에도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수습 기관을 배정받지 못한 수습 회계사가 500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대해 당국은 다음 달 중 지원 방안 등 대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50명 감소폭 너무 적다"…내년에도 갈곳 잃은 합격자 쏟아진다

22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1일 '공인회계사 자격·징계위원회'를 열고 2025년도 공인회계사 최소선발 인원을 1200명으로 결정했다. 올해 1250명보다 50명 줄인 규모다.

금융위는 올해 대규모 실무수습 미지정 사태를 고려해 최소선발 인원을 축소했다. 올해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은 1250명으로 지난해보다 150명 늘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100명을 유지하다, 4년 만에 큰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시험에 붙고도 실무수습 기관을 배정받지 못한 합격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실무수습 미지정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빅4 회계법인이 약 840명을 채용했는데, 4대 회계법인 채용 인원과 합격자 수 격차가 400여명으로 벌어진 건 10년 내 처음이다.

아직 수습처를 찾지 못한 합격자는 2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업계 수요와 상관없이 회계사 선발인원을 무작정 늘렸다"고 비판하며 대규모 실무수습 미지정 사태를 촉구하는 트럭시위를 벌였다. 공인회계사 합격자는 회계법인과 기업 등 실무수습 기관에서 2년간 수습기간을 거쳐야 정식 전문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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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공인회계사 최소선발예정인원 및 실제선발인원 추이. /그래픽=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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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업계에선 내년 선발인원 축소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년에도 수습처를 찾지 못한 합격자가 쏟아지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한다. 현실적으로 빅4 회계법인에서 교육받아야 기업 등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내년 선발인원이 50명 줄어도, 빅4 회계법인의 채용규모 800여명을 고려하면 나머지 300여명은 또다시 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미지정 합격자는 올해 200여명에 더해 500여명으로 불어날 거란 예측이 나온다.

권세원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위가 방향을 틀어 감소 결정을 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다만 50명이라는 감소 규모는 적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회계법인서 배워야 회계사 수행 가능해"…대책 마련 시급

공인회계사 수습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합격자들이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회계법인에 가려는 건, 회계법인에서 배워야 나중에 회계사 본연의 업무인 회계감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 기업에서 수습교육을 받아도 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오지만, 이는 의대생이 졸업한 뒤 제약회사에서 근무해도 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지적했다. 의대생이 합격증을 받고 바로 개원할 수 없는 것처럼, 회계사도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회계사가 쏟아져 나오게 되면 감사 품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다른 조건은 조절하더라도 최소 2년간 수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회계법인에 강제 배정하는 등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는 미지정 회계사를 위한 지원방안을 다음 달 중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나 주요 국책은행, 공공기관 등 채용이 마무리된 이후 이달까지 미지정 회계사 규모를 파악한 뒤 지원 규모를 확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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