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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HD현대 "원칙대로 KDDX 진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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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22일 8조원 규모(6척)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과 관련,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경찰 고발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의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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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기본 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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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필요에 대해 심의하면서 “청렴 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입찰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양사의 분쟁이 격화하면서 방사청의 KDDX 차기 구축함 입찰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당초 상세설계 및 초도함 제작사 입찰 결과는 지난 7월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방사청이 관련 수사 결과 발표 이후로 모든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

이날 한화오션은 고발 취소 배경에 대해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적기에 전력화해 해양 안보를 확보하고,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고발 취소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발 취소로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실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고도 밝혔다. 아울러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상호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D현대..."KDDX 신속 진행되길"



한화오션의 전격적인 고발 취소와 관련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전에 한화오션과의 협의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이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건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라며 “늦었지만 한화오션이 고발을 취소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또 “KDDX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며 “K-방산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오션은 방산업체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 다시 산업부의 실사를 거쳐 지정 받아야 KDDX 수주에 입찰할 수 있다.



꺼지지 않은 불씨…. 상호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어



이번 고발 취소 건과는 별개로 KDDX 입찰과 관련 두 회사의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산업부는 KDDX 방산업체 지정을 위한 실사단과 현장실사 등을 진행 중이다.

산업부가 방산업체를 단독 지정할 경우 개념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KDDX를 수주하게 된다. 그러나 복수로 방산업체를 선정하면 경쟁 입찰이 예상된다. 이 경우 HD현대중공업이 보안 감점 1.8점을 안고 있어 한화오션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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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KMIST에서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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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치열한 경쟁과는 달리 해외에선 양사의 협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폴란드, 캐나다 등은 자국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조원 규모의 해군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동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법정 공방 등의 여파로 독자적으로 해외 군함 프로젝트 수주를 진행해왔다. 반면, 독일과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은 이른바 원팀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해외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두 회사가 원팀을 구성해 해외 방산 시장 수주에 나설 경우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한화오션은 잠수함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천강우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정부가 주도해 기업간 협력을 도와 대형 해외 수주 사업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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