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이사회 결의 의사결정 문제 삼아…내달 최종승인 눈앞
아시아나 품고 비행하는 대한항공 |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조종사노조가 낸 가처분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2일 항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우현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청구가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에 맞지 않을 때 본안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법원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승인한 이사회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일 매각 결의를 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외이사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의 의결권 행사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대한항공 측에 기업결합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해온 만큼 윤 고문이 대한항공에 유리한 결정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재판 과정에서 윤 고문이 상법 해석과 대법원 판례에 비춰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있는 '특별이해관계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설령 이사회 결의의 효력이 정지되더라도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에 기업결합 최종 승인을 얻기 위해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사실은 번복되지 않아 가처분 실익이나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외치는 아시아나노조원과 조종사노조원들 |
양측의 의견을 살핀 법원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가처분 신청이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본안을 심리하지 않은 채 재판을 종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가처분 각하 결정에 대해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기업결합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던 유럽 4개 노선의 여객 이관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결론 내렸으며, 화물 사업 매각의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내달 중 EU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고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도 통과하면서 기업결합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말부터 진행된 기업결합이 4년 만에 종결되는 것으로, 대한항공은 내달 20일 이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신주 인수를 통해 자회사로의 편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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