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전해진 뒤 아다니그룹 계열사 주가 일제히 폭락
시총 37조원 이상 증발…아다니 재산도 17조원 '뚝'
아다니그룹에 투자·대출해준 기업·은행 등도 비상
인도기업 신뢰 저하…外人 투자금 유출 가속화 우려
인도 아다니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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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21일(현지시간) 미 검찰이 아다니 회장을 기소한 데 따른 영향은 인도에서 더욱 광범위한 파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뉴욕 연방검찰은 전날 아다니 회장과 공범 7명을 대규모 뇌물수수,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아다니 회장 등은 대규모 태양광 에너지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인도 정부 관계자들에게 2억 6500만달러(약 371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글로벌 및 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아다니그룹 재무제표를 조작하고 뇌물 공여 사실 등을 숨겨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증권사기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아다니 엔터프라이즈(Adani Enterprises)의 주가는 21일 하루에만 23% 가까이 폭락했고, 채권 가격도 급락(금리는 상승)했다. 같은 날 아다니 그린 에너지(-18.9%), 아다니포트&SEZ(-13.57%), 아다니파워(-9.15%), 아다니 토탈 가스(-10.4%), 앰부자 시멘트(-11.90%), ACC(-7.25%) 등 그룹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아다니그룹의 시총은 하루 동안에만 270억달러(약 37조 8243억원) 가까이 증발했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아다니 회장의 순자산도 기소 이후 120억달러 감소했다. 기소에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며 아다니그룹은 이날 예정돼 있던 6억달러 규모 채권 매각을 철회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다니그룹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다니그룹은 지난해 초에도 미 공매도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주가조작·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해 주가가 폭락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투자자 신뢰를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 인도 증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CNBC는 “인도 기업들의 불투명성 및 이에 따른 신뢰 저하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인도 내부의 충성 투자자들조차 투자를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다니그룹에 19억달러를 투자한 GQG 파트너스 주가도 호주 주식시장에서 19% 폭락해 거의 15억호주달러(약 1조 3638억원)어치의 시총이 사라졌다. GQG는 “새로운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조치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대출 기관 DBS그룹도 아다니그룹에 빌려준 자금이 거의 10억달러(약 1조 4013억원)에 달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씨티는 “아다니 그린 에너지에 노출된 은행 등 대출 기관들은 총 150억달러(약 21조원)의 차입금 및 담보 대출 부담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아울러 현재 인도에선 아다니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거나 유착이 있는 관리들을 솎아내기 위해 규제당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아다니그룹 회장과 다른 고위 임원들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것은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신용에 부정적”이라며 “우리는 아다니그룹을 평가할 때 그룹 계열사들이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과 지배구조(거버넌스) 관행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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