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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가 조사한 결과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단기 임대에 강력한 규제를 도입한지 10년이지났지만, 주택 문제와 오버투어리즘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에어비앤비는 이같은 조사를 토대로 바르셀로나 당국에 단기 임대에 관한 현행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바르셀로나시는 지난 2014년 '관광 숙박 허가 신규 발급 유예'를 선언하면서 강화된 단기 임대 규정을 시행했다. 그 결과 10년간 에어비앤비 숙소 수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바르셀로나에서 운영 중인 에어비앤비 숙소 수는 1만7280개에서 8842개까지 50%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애초의 취지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주택 문제와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오히려 더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지 주택 임대료와 집값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바르셀로나 당국의 단기 임대 규제가 시작된 이후 임대료는 2014년 688유로에서 2024년 1166유로로 70%가량 치솟았고, 평균 주택 가격 역시 6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바르셀로나에는 단기 임대로 활용 중인 주택보다 비어 있는 주택의 수가 약 8배가량 많은 실정으로 빈집 문제 역시 심각하다.
바르셀로나 내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우려도 오히려 커지고 있다. 바르셀로나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바르셀로나를 찾은 관광객의 75%가 호텔 및 호스텔에 머물렀으며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의 경우 오버투어리즘의 여파가 가장 두드러진다.
현재 바르셀로나 호텔 객실의 30%에 해당하는 2만2375실이 구시가지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해당 지역에서 운영 중인 단기 임대 숙소는 3253개에 불과해 호텔 객실 수가 단기 임대 숙소의 약 6배에 달한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바르셀로나의 호텔 객실 평균 요금은 6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공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스페인 전역에서 약 800개의 신규 호텔 건설이 승인돼 7만5000개 이상의 객실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중 약 90%는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등 기존 관광 명소 내 건설이 계획돼 있다.
테오 예딘스키(Theo Yedinsky) 에어비앤비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은 “뉴욕시와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역시 단기 임대 단속을 통해 과잉 관광과 주택난을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10년째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바르셀로나가 겪는 고질적인 문제의 근원이 에어비앤비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으므로, 단기 임대에 대한 현행 정책 방향을 다시 검토할 것을 바르셀로나 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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