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협상으로 갈 때까지 가봤다면서,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사실상 첫 반응을 내놓은 셈이다.
2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1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개막식에서 이같은 내용의 연설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늘날 조선반도(한반도)지역에 조성된 극단한 정세가 결코 상대에 대한 오해로 빚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을 적대시하는 미국의 정책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립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이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까지도 미국의 정객들이 버릇처럼 입에 올리는 미국은 절대로 적대적이지 않다는 그 교설이 세상사람들에게 이상한 괴설로 들린지는 이미 오래"라며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기어이 말살하고 우리 인민을 깡그리 절멸시키려는 미제와 추종무리들의 극악한 야망은 추호도 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금세기에 무분별한 실행단계에로 촉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군사력의 충돌로 과열되고 있는 현 세계에서 자위를 포기한 나라는 진정 주권국가라고 할 수 없으며 힘이 렬세한 나라는 기필코 폭제에 짓밟히게 되고 침략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며 "제반 현실은 적을 압도할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 이것만이 유일한 평화수호이고 공고한 안정과 발전의 담보임을 매일, 매 시각 절감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과 정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우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임을 다시금 분명히 한다"고 말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국가와 인민에게 가해지는 온갖 군사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단호한 행동을 계속할 것이며 국방력의 끊임없는 발전과 당당한 자위권행사로써 적수들의 무력사용의지를 철저히 꺾어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첫 반응으로 평가할 수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최초 북미 정상회담을 실시했으나, 다음해인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이후 그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다시 만남을 가졌지만 결과적으로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에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미국이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비핵화와 북미 수교,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중 수교와 체제 전환 등 소위 '적대시정책' 해제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미국 측이 확실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개막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 - 2024'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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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위원장은 "지금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후 가장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세상을 목견하고 있다"며 "전 세계를 저들의 리익권안에 두려는 미국의 파렴치한 술책들과 그것이 야기시킨 온갖 모순과 대립이 폭발의 림계점을 벗어나 너무도 불공평하고 참혹한 전쟁과 파국적인 재난으로 화하였다"고 현재 국제 정세를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나라의 령토와 매개 민족의 자주권을 존중하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한다는 대의명분으로 제정되고 지향되여 온 국제규범들이 패권세력의 만용과 강권에 휘둘리우는 말 그대로의 란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근 한세기전 유럽과 아시아의 파시즘이 련합하여 세계를 소란케 하였던 것처럼 서방과 동방의 반동세력들이 미제국주의자들의 지휘봉밑에 동맹하여 전세계에 탐욕적이며 폭제적인 질서를 확립해보려 하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저들의 지배주의정책에 불가극복의 도전으로 되고 있는 우리 공화국의 급진적인 강세를 견제하고 추종국가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핵을 공유하는 군사동맹체계를 확대하는 한편 우리 국가주변에 방대한 전략타격수단들과 동맹국무력을 전개해놓고 군사적압박과 도발의 수위를 극도로 높이고 있다"며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김 위원장은 "지금처럼 조선반도에서 교전쌍방이 위험천만하게, 첨예하게 대치되여 각일각 가장 파괴적인 열핵전쟁으로 번져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며 "자주권을 침해하는 세력들이 존재하는 한, 적수들의 악랄한 책동이 지속되는 한 위협당하는 우리 국가안전환경이 요구하는만큼, 현대의 전장들에서 파악되는 변화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만큼 각종 무장장비들을 계속 갱신하고 첨단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2019년 2월 2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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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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