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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미국과 갈 데까지 가봤다"…김정은, 트럼프 겨냥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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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핵 포기할 의지 없음을 재차 강조…"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 내리는 일 영원히 없을 것"

머니투데이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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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하던 시절 미국과 협상하면서 '적대적 대북정책' 기조를 확신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 협상한 시기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밖에 없다. 북한이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개막식에 참석하시어 기념연설을 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시회는 국방과학기술집단의 창조물이 집결됐다는 게 노동신문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세상을 목견하고 있다"며 "전 세계를 저들의 리익권(이익권) 안에 두려는 미국의 파렴치한 술책들과 그것이 야기시킨 온갖 모순과 대립이 폭발의 림계점(임계점)을 벗어나 너무도 불공평하고 참혹한 전쟁과 파국적인 재난으로 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저들의 지배주의 정책에 불가 극복의 도전으로 되고 있는 우리 공화국(북한)의 급진적인 강세를 견제하고 추종국가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핵을 공유하는 군사동맹체계를 확대했다"며 "우리 국가 주변에 방대한 전략 타격 수단들과 동맹국 무력을 전개해놓고 군사적 압박과 도발의 수위를 극도로 높이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지금처럼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교전 쌍방이 위험천만하게 첨예하게 대치돼 가장 파괴적인 열핵 전쟁으로 번져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며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노선)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립장(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북한) 정책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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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동부의 한 군사 훈련 시설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물자를 받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은 러시아 매체 아스트라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온 영상 갈무리.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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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은 언급하지 않고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렸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약 1만1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파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인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현재까지도 미국의 정객들이 버릇처럼 입에 올리는 미국은 절대로 적대적이지 않다는 그 교설이 세상 사람들에게 이상한 괴설로 들린지는 이미 오래"라면서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기어이 말살하고 우리 인민을 깡그리 절멸시키려는 미제와 추종무리들의 극악한 야망은 추호도 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금세기에 무분별한 실행 단계로 촉진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사력의 충돌로 과열되고있는 현 세계에서 자위를 포기한 나라는 진정 주권국가라고 할 수 없으며 힘이 렬세한(열세한) 나라는 기필코 폭제에 짓밟히게 되고 침략의 참화를 면할수 없다"며 "제반 현실은 적을 압도할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 이것만이 유일한 평화 수호이고 공고한 안정과 발전의 담보임을 매일 매 시각 절감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당과 정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우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임을 다시금 분명히 한다"고 했다.

또 "우리는 국가와 인민에게 가해지는 온갖 군사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단호한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방력의 끊임없는 발전과 당당한 자위권 행사로 적수들의 무력 사용 의지를 철저히 꺾어버릴 것"이라고 과시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내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에도 미북 정상회담 등을 통한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 대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존재감 발휘 차원에서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을 자행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에 재차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2019년 2월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하노이 노딜' 이후 김 위원장 지시에 따라 금강산 관광 지역 내 우리 측 자산을 무단으로 철거하기도 했다. 미북 정상회담 실패를 문재인 정부에 돌렸던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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