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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수배중' 푸틴처럼 되나…'전범 혐의' 체포영장 발부된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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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영장 청구 6개월 만

경질된 갈란트 전 국방장관도 공범

이스라엘 "반유대적 조치" 반발

ICC 미가입국 美 "근본적 반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1일(현지시간) 전쟁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124개 회원국은 자국 영토에 들어오는 피의자를 체포할 의무가 원칙적으로 있지만, 실제 체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ICC 미가입국인 이스라엘은 물론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미국도 거부의 뜻을 밝혔다. 수배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도 해외 방문에 나서는 등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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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월 1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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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박해 등 비인도 행위…“민간인 굶주려 죽게 해”

ICC는 지난 5월 20일 카림 칸 ICC 검사장이 영장을 청구한 지 6개월 만에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동안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이 가자지구 민간인의 생존 필수품을 고의로 박탈했다고 판단했다.

ICC는 성명에서 “이들이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고 살인·박해 등 비인도적 행위를 저지른 공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할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ICC는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테러 공격을 자행해 12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납치한 것과 관련,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했다.

이어 가자지구 전쟁 관련 사건을 다룰 사법관할권이 ICC에 없다는 이스라엘 주장도 반박했다. ICC는 이미 2021년 재판부가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까지 관할권을 확대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며 “이스라엘이 ICC의 관할권을 받아들일지가 (영장 발부의) 필수 요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ICC는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한 체포 영장도 발부했다.

ICC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자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하마스 지도부는 야히야 신와르와 이스마일 하니예, 데이프 등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들 3명을 각각 살해했다고 밝혔지만, 하마스는 데이프의 사망은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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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여성이 이스라엘 국기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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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적…방어권 막는 일” 반발

피의자로 지목된 이스라엘 측은 ICC의 영장 발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연설에서 “우리를 파괴하려는 적들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자연적 권리의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이 이번 반유대주의적 조치의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갈란트 전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ICC가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살인 지도자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유아 살해, 여성 성폭행, 노인 납치 등을 정당화했다”며 “살인과 테러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최대 우방국인 미국 정부는 ICC 결정을 “근본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검찰(ICC 검사장)이 체포영장을 받기 위해 서두르는 것과 이 결정(체포영장 발부)을 이끈 절차상 오류에 대해 여전히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쪽에선 ICC 결정에 존중 의사를 표시하고 있으며 의무 이행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네타냐후 총리 등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구속력 있는 결정”이라며 “EU의 모든 회원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모든 당사국은 이 법원 결정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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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영장을 청구한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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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은 ‘글쎄’…불이행 시 제재도 모호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설립된 세계 최초의 상설 전쟁범죄재판소로,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다.

ICC 가입조약 ‘로마규정’에 따라 124개 회원국은 원칙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이 앞으로 자국을 방문할 때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은 가입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한 영장이 집행될 가능성은 작다는 시각이 있다. 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은 회원국을 제재할 방법도 명확하지 않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푸틴 대통령은 수배 중이지만, 지난 9월 몽골 등 ICC 회원국에 무사히 방문하기도 했다.

칸 검사장은 이날 별도 성명에서 “모든 가입국이 사법명령을 존중하고 준수해 로마규정에 대한 약속을 이행해달라”라고 영장 집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ICC 비회원국엔 “국제법을 지지해달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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