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해외 영토확장 선봉”
사우스다코다에 초대형 기지
축구장 80개 용지, 만두 생산
미국서 ‘亞푸드 1등’ 굳히기
헝가리 공장, 동유럽 교두보
사우스다코다에 초대형 기지
축구장 80개 용지, 만두 생산
미국서 ‘亞푸드 1등’ 굳히기
헝가리 공장, 동유럽 교두보
CJ제일제당이 약 8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유럽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서 생산역량을 확대하고 기존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보다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21일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에서 축구장 80개 규모(57만 5천㎡)에 달하는 부지에 북미 최대 아시아 식품 생산기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약 7000억원이 투입된다. 또한 유럽 헝가리에선 1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6개 크기(11만 5천㎡) 부지에 신공장을 짓는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식품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고자 이같은 결정을 했다”며 “미래를 위해 선제적으로 생산역량에 투자해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우스다코타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은 CJ제일제당 미국 자회사인 슈완스가 주도한다.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사우스다코타는 도로∙항공 인프라가 우수하며, 주 정부가 기업 활동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생산거점으로 최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한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K푸드가 해외에서 점차 식사 대용식으로 자리잡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국내 육가공품을 미국, 유럽에 수출하는데 각종 규제가 있는 만큼 현지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신공장이 지어지면 비비고의 미국 만두 소비시장 1위(3분기 기준 점유율 42%) 지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비비고 만두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만두 소비시장 전체 성장률(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3%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약 1조 원 규모의 현지 롤 시장에서도 ‘미국 아시안 푸드 1등 기업’ 지위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유럽 K푸드 신공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추가할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은 연간 30% 이상 성장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인근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과 발칸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사업은 내수부진 여파로 성과가 부진한 반면 해외에선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식품사업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 줄어든 1조569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1조4031억원으로 5% 늘어났다. 연도별로 봐도 해외 식품사업은 2019년 3조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 원으로 4년 간 70% 이상 성장했다.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022년 “만두 하나로 시작했지만 K푸드·아시안·에스닉까지 아우르는 최고의 식품 기업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자 CJ의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이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2022년 경영리더에 오른 이후 글로벌 식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여파로 당분간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해외 식품사업에 더욱 선택과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최근 그린 바이오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했는데, 그 가운데 자금 일부는 제2의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해외 식품사업을 강화하는데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2019년 인수한 슈완스 공장을 포함해 모두 20개의 식품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18년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첫 생산기지를 확보했고 올해 5월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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