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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서울여대 래커 시위에…‘제자 성추행 의혹’ 교수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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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서울여자대학교 건물에 성추행 의혹을 받는 교수에 대한 학교의 징계가 부족하다고 항의하는 문구들이 래커로 칠해져 있다. 2024.11.1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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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여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성폭력 의혹 당사자인 독일문화콘텐츠전공 소속 부교수 A 씨가 전날 학교 본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학교 관계자는 “A 교수는 20일 자로 사직 처리됐다”며 “그가 맡았던 이번 학기 수업들은 해당 학과 다른 교수들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여대는 A 씨가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해 9월 감봉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올해 9월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교단을 떠나지 않은 A 씨와 학교 측의 미흡한 조치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고, A 씨는 대자보 내용이 허위라며 작성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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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노원경찰서 앞에서 서울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성범죄 의혹을 받는 A 교수가 이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4.11.19.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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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학생들은 교내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독문과 교수 연구실이 있는 인문사회관을 시작으로 학교 곳곳에 ‘성범죄자 교수 OUT’ ‘서울여대는 네 룸살롱이 아니다’ ‘서울여대는 학생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라’ 등 문구를 붉은색 래커로 칠했다. 학과 점퍼를 바닥에 펼쳐 놓는 과잠 시위도 진행했다.

교수들도 학생들 편에 섰다. 서울여대 제18회 교수평의회는 입장을 내고 “최소한의 안전에 대한 요구를 거부당했다고 여길 학생들의 좌절과 무력감, 두려움을 헤아리면 한없이 미안하다”고 했다. 이들은 승현우 총장을 향해 대책 마련과 재발방지 계획 수립을, A 씨에겐 학생들에 대한 고소 취하를 요구했다.

서울여대 재학생과 졸업생, 교수 등 500여 명은 19일 서울 노원경찰서 앞에서 A 씨가 고소한 학생들을 무혐의 처리하라고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A 씨는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사직 소식을 접한 한 재학생은 “A 씨는 해임당하지도, 고소를 취하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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