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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기후재원 조성 목표’ 폐회 하루 전까지 합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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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COP29 합의문 초안서

구체적 숫자 끝내 담지 못해

개도국들은 회의적 목소리

경향신문

“선진국은 기후재원 조성에 앞장서라” 국제 기후환경단체 활동가들이 21일(현지시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선진국들의 기후 재원 공여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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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합의문 초안에 구체적인 기후재원 목표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회 하루 전까지도 당사국들이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NCQG)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21일 유엔이 공개한 문서를 보면 합의문 초안엔 구체적인 숫자 대신 “2025~2030년까지 매년 최소 [X]조달러 규모의 기후 재정 목표를 수립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이번 COP29의 핵심 의제였던 NCQG를 초안에 담지 못한 것이다. 개발도상국이 받을 수 있는 금액 역시 ‘연간 [X]십억’으로 표기됐다. 최종적으로 기후재원의 규모를 확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안이 공개되자 각국 협상단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봅크 훅스트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기후행동위원은 “현재 형태의 초안은 분명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나이로비의 싱크탱크 ‘파워 시프트 아프리카’는 “우리는 돈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면서 “돈을 측정하는 방법은 숫자뿐이다. 수표가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빈 종이 한 장뿐”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회담의 불확실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각국이 주요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얼마나 진전이 없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당사국들은 COP29 개막 전부터 NCQG 설정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개도국들은 공공부문에서만 1조달러(약 1397조9000억원)를 충당하고 민간재원으로 5조달러(약 6989조5000억원)를 추가 설정해야 하며, 대출이 아닌 보조금 형태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도국들 사이에선 이미 회의적인 목소리가 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익명을 요청한 개도국의 한 협상자는 “선진국이 내놓을 수 있는 기금은 2000억~3000억달러가 현실적인 듯하다”면서 “실제 필요한 규모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개도국 측이 언급한 ‘2000억~3000억달러’는 EU가 최종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여금을 말한다.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장국인 아제르바이잔은 수출 물량의 대부분이 석유와 가스인 산유국이다. 화석연료 생산에 기대는 국가라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게 뻔했다는 것이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NCQG 초안에 개발도상국이 실망스러운 반응을 크게 보인 것은 경제강국들의 역할과 책임감에 그만큼 시선이 쏠렸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NCQG가 적시된 최종 합의문은 22일 COP29 폐회 이후 공개된다. 가디언은 “22일 종료 예정이던 회담이 연장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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