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어기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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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여야 의견 차이가 큰 농어업 관련 법안 4건이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여야 이견을 조정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신청했다. 해당 법안이 여당과의 합의 없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등 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법률'(농안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4건을 여당과의 합의 없이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입장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소집을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국회의 입법 절차에서 상임위원회 여야 간사 간 이견이 큰 안건을 조정하기 위해 설치되는 특별위원회다. 그러나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 위원장은 원내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제1당에서 맡게 된다. 안건조정위가 성립돼도 국회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상임위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소위에서 의결된 법안은 여야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쟁점 법안'이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의 당론으로 발의된 양곡관리법에는 쌀 '의무매입조항'이 담겨 있다. 쌀의 초과생산량이 발생하거나 쌀값이 급락한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양곡수급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쌀값 안정을 위한 실무 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송 장관, 국민의힘 정희용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박덕흠 의원. 2024.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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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쌀값 보전과 농가 안정을 위해 쌀 의무매입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격 급락 시 정부가 어느 정도 쌀을 매입해줘야 국내 식량 자급률을 유지하고 식량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쌀 가격을 방어해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의힘은 의무매입조항이 쌀 과잉 생산을 촉진하고 정부의 재정에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한다. 시장의 자율적인 수급 기능을 약화시키고 쌀값에 대한 과도한 지원이 반복될 경우 결과적으로 우리 쌀농가의 시장 경쟁력을 저해한다고도 본다.
농안법의 핵심 내용은 '농수산물 가격안정제'다. 쌀을 포함한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내려갈 경우 정부가 차액의 일부를 농가에 보전해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민주당은 농가 소득 불안 해소를 위해 도입해야 한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은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기능을 훼손하고 과잉 생산을 유발할 수 있으며, 품목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의 경우에도 야당은 농어민 경영 안정 도모, 재해 복구비 현실화 등 이유를 들어 찬성하고, 여당은 재정부담 등의 이유로 반대한다.
농해수위 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양곡관리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처리가 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됐다"며 "쌀 가격이 18만원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20만원보다 턱없이 낮고 정작 재해보험도 발동이 안 되고 있다. 농가 소득보장은 농민들의 염원이기도 하다"고 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16일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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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농해수위 여당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야당 법안의 모든 부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야당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대로 통과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4건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르면 오는 28일, 늦어도 다음달로 예정된 본회의에 이날 의결된 법안이 올라갈 수 있다.
다른 여당 관계자는 "야당은 어떤 법안을 위원회에서 통과시킬지 정리도 안 돼 있다"며 "내부에서도 정교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기 위한 꼼수 법안 통과로 보인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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