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원 부당대출 지시 혐의' 김기유 전 태광 의장 영장 다시 기각

서울서부지법./사진=이혜수 기자

계열사 경영진과 공모해 150억원 상당의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한 영장이 또다시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1일 "피해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인 지인 이모씨(65)의 부탁을 받고 태광그룹 계열사에서 150억원에 이르는 부당 대출이 이뤄지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새마을금고에서 이미 250억원을 대출받아 추가 대출을 받는 게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태광그룹 계열사인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은 각각 100억원, 50억원을 이씨에게 대출했다. 당시 이모 고려·예가람 저축은행 대표(58)가 여신심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위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1월 김 전 의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두 차례에 걸쳐 김 전 의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의장이 부당대출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 등 공모 정황을 확보해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8월 주요 계열사에 대해 내부 감사에 돌입하면서 김 전 의장을 해임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검찰에 김 전 의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김 전 의장은 동아건설 출신으로 2007년 4월 태광그룹 산하 동림건설 대표를 역임하며 태광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14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지냈으며 2022년부터 경영협의회 의장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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