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머스크 등 역할 주목…"트럼프, 대중 무역정책 번복 이력…시진핑에 영향 받을 듯"
2019년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對)중국 매파(강경파) 인사들을 2기 행정부 요직에 포진시키고 있지만, 향후 대중 무역 정책에서 온건한 접근법을 취할 징후도 보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중국과의 상업적 관계를 깨고 싶지 않는 측근들도 있는 데다, 호황을 맞은 미국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다는 의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대결을 예고하는 강경파 인사들을 2기 내각 및 국가안보 참모로 발탁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국방장관 지명자인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 등이 이에 속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와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을 지낸 피터 나바로는 2기 행정부 입각 가능성이 있는데 이들 역시 대중 매파 인사들이다.
루비오 등 강경파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및 기타 관계를 과감히 단절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이들은 중국과의 광범위한 상업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첨단반도체 수출 등을 막는 조 바이든 현 행정부의 방식을 비판해왔다.
트럼프 당선인도 중국과의 무역에 강경한 입장이었고, 대선 기간에는 중국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싶다고 밝힌 바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2기 인선에서 온건한 접근을 검토할 것이라는 낌새도 읽힌다고 NYT는 짚었다.
NYT는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러트닉의 상무장관 지명을 예로 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닉이 "관세와 무역 의제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는데, 러트닉은 보편적인 관세보다는 '표적 관세'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 거래를 하고 싶어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9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관세는 협상 도구이며, 미국산 제품과 경쟁하는 외국 제품에만 부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트닉 외에도 트럼프 2기에는 중국에 중요한 사업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머스크 등 사업가들도 요직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NYT는 루비오 등 강경파는 대중 무역 정책에 있어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맞서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 관련해 '이념'보다는 '거래'에 관심이 많고,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재임 기간 형성된 주식 상승장을 흔들고 싶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 정책에 있어 입장을 번복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짚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요청에 따라 중국기업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화웨이에 대해서도 일부 제품은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중국기업을 바이트댄스를 모기업으로 둔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구제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인 억만장자 제프 야스가 당선인을 만나 틱톡을 금지하면 안 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어떻게 다룰지는 상당 부분 시진핑 주석에게 달려 있다"며 "다른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도 아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화된 외교에 끌어들이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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