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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파격 대신 안정' 택한 LG...승진자 줄이고, 구광모의 'ABC'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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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25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신학철 LG화학 CEO 부회장(왼쪽), 권봉석 LG COO 부회장 등과 참석해 있다.사진 LG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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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미래성장 사업에 힘을 싣을 수 있는 기술 인재를 발탁하는 내용의 내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가 유임하고, 신규 부회장 승진자를 내지 않는 등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뒀다. 동시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신규 임원 23%를 발탁했다.

LG그룹은 21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LG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유임됐으며 전체 승진자는 121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3%가량 줄었다. LG는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 풍부한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키로 결정했다”라며 “조직 슬림화 및 승진 규모 축소를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대외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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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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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를 앞두고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올해도 부회장 승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권봉석 ㈜LG·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내년에도 유임해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며 내년에 회장 8년차를 맞는 구광모 회장을 보좌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시대를 맞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구 회장이 직접 글로벌 기업 3M에서 영입한 신 부회장의 미국 네트워크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LG가 부회장단을 늘리지 않고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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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신균 LG CNS 사장. 사진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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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CEO와 사장 승진도 ABC 분야에서 주로 이뤄졌다. 통신과 함께 AI 기반 신사업 확대에 나선 LG유플러스 신임 CEO에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이 선임됐다. LG전자는 ES(Eco Solution)사업 본부를 신설하고 신임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각각 김상민 전무와 김동춘 부사장을 선임하며 세대교체에 나섰다. 또한 LG는 미래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온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김영락 부사장과 AI 기반 디지털전환(DX)을 이끌고 있는 LG CNS CEO 현신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사업에 힘을 실었다.

이문태 LG AI연구원 어드밴스드 ML 랩장(수석연구위원)과 이진식 엑사원 랩장(수석연구위원), 조현철 LG유플러스 상무 등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춘 1980년대생 3명을 임원으로 신규 선임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전체 승진자 규모는 121명으로 지난해 말 인사(131명) 때보다 줄었다. 그러나 연구개발(R&D) 분야에선 신규 임원 21명을 발탁했다. 그룹 내 R&D 분야 임원 수는 역대 최대인 218명으로 늘었다. 또한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특허 관리 체계 구축과 특허 조직 역할 강화를 위해서 LG전자 조휘재 부사장과 LG에너지솔루션 이한선 전무 등 특허전문가 2명의 승진 인사도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을 이끌어온 한웅재 법무실장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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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락 LG전자 사장.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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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이 좋지 않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승진자 수가 크게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을 겪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24명이던 승진자가 올해는 40%가량 줄었다. 그룹 전체 신규 임원도 지난해 99명에서 올해 86명으로 감소했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다. 대신 여성과 젊은 인재 발탁, 외부 영입을 통해 리더십 다양성과 역동성을 강화했다고 LG는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고객가치·영업·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임원 7명을 신규 선임했다. LG 내 여성 임원 수는 2018년 29명에서 65명으로 늘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LG 내 80년대생 임원 수는 모두 17명이 되며 5년새 3배로 늘었다.

다음은 승진·영입·전배 명단

◆㈜LG ▶부사장 이상우 ▶상무 이장환 ◆LG전자 ▶사장 김영락 ▶부사장 곽도영 김병열 이상용 조휘재 ▶전무 권순일 김성재 김이권 박내원 배정현 이승기 임효준 조정범 ▶상무 기원도 김성우 김양현 김영균 김영욱 김유선 김정태 김정호 김종석 김지연 김지헌 나경호 노형래 민병국 민웅기 박윤기 배광민 서현석 윤필현 이경훈 임영훈 장석훈 전상훈 정기욱 조애나 최정원 최희승 한재웅 홍정균 권오진 김용구 송보경 오정희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최현철 송상호 ▶전무 김흥수 ▶상무 김성호 김진성 김홍수 박학수 안익수 이동익 이현승 ◆LG이노텍 ▶전무 고대호 ▶상무 김준성 김태영 명세호 방수영 전치구 ◆LG화학 ▶부사장 김동춘 장기룡 ▶전무 김호근 김노마 박기순 이지웅 ▶상무 이민종 한갑동 신재명 손혜원 이홍철 김성호 장희원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한웅재 ▶전무 은기 이한선 ▶상무 권득용 김용술 배상헌 송창우 송충섭 안창범 윤성수 정경환 정재욱 최지웅 ▶수석연구위원(상무) 성주환 ◆LG생활건강 ▶전무 강내규 노도엽 ▶상무 이홍주 허형종 하원호 ◆팜한농 ▶상무 장용석 ◆LG유플러스 ▶사장(이동) 홍범식 ▶부사장 이재원 이철훈 ▶상무 김탁형 박성우 안병경 이규화 이원희 조현철 주엄개 ◆LG CNS ▶사장 현신균 ▶부사장 조형철 ▶전무 배민 ▶상무 명창국 이선조 이승찬 ◆D&O ▶상무 박태선 ◆HSAD ▶전무 김동현 ▶상무 김정규 우유란 임효철 ◆LG경영개발원 ▶상무 이문태 이진식 이현필 ◆LG사이언스파크 ▶부사장(이동) 정수헌 ▶상무 윤군노

박해리·최선을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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