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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SK, 일본과 협력 가속 … 최태원회장 22일 도쿄서 日재계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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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장동력 찾는 SK ◆

매일경제

지난 8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NEC 본사에서 만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다카유키 모리타 NEC 사장. N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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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일 관계의 극적인 개선 이후 양국 경제협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일본 전자산업의 뿌리인 NEC(일본전기)와 인공지능(AI) 협력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이달 초 요코하마 첨단 패키징 기술 연구센터의 가동을 시작했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이달 초 일본 도쿄를 방문해 다카유키 모리타 NEC 사장과 면담을 했다. SK텔레콤과 NEC의 최고경영자(CEO)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2018년 안면·지문 등 생체인식 분야에서 협업을 시작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보안 업체인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생체인식을 꼽았고,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NEC와 협력을 위한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당시 계약을 승인한 양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유 사장과 다카유키 사장이었다. 이후 6년이 지난 현재 서로 CEO 자격으로 AI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다시 손을 잡았다.

NEC는 2021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내에서 AI 기술 확대에 나서고 있다. MS의 애저를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선택한 NEC는 자사의 5G 네트워크 기술을 여기에 접목해 일본 내 디지털전환(DX)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러한 NEC의 기술 노하우와 자사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일본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다.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4'에 참석하는 동시에 SK그룹이 진행 중인 일본 내 주요 사업을 현지에서 직접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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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도쿄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며, 비즈니스리더 세션에서도 발표를 한다. 최 회장은 도쿄포럼에 이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에도 참석한다. 대한상의 회장 자격이다.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는 지난해 6월 부산에서 6년 만에 열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 연구센터인 '어드밴스드패키징랩(APL)' 문을 열었다. 향후 5년간 400억엔(약 3600억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개발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된 패키징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투자자금의 절반은 일본 정부가 지원한다.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오는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곳은 반도체 칩을 탑재할 기기에 맞는 형태로 만드는 기술 공정인 '패키징'을 연구하는 곳이다. 최근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에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APL에 국내와 일본에서 약 100명을 채용해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전문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APL 투자금액으로 5년간 400억엔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데,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 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6월께 APL 시설에 필요한 모든 장비 반입을 마무리한 뒤 일본 정부 관계자와 주요 협력체 등을 초청해 개관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SK하이닉스도 일본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3위 업체인 키옥시아의 주요 주주 중 하나다. 키옥시아는 다음달 중순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상장 후 시가총액 7500억엔을 목표로 키옥시아가 상장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SK그룹은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과 보다 밀접하게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의 경우 일본 최대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LG그룹은 배터리와 관련 모듈, 차량용 디스플레이, 통신 모듈 등 미래차에 꼭 필요한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이 한국을 찾아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둘러봤으며, 이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권봉석 LG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가 지난 9월 아이치현의 도요타 본사를 방문해 비공개 '테크 데이'를 열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서울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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