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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제일제당, 美·유럽에 8천억 식품공장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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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약 8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유럽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에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기존 핵심 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보호무역 주의'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21일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에 달하는 용지에 북미 최대 아시아 식품 생산기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약 7000억원이 투입된다. 또 유럽 헝가리에선 1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6개 크기(11만5000㎡) 용지에 신공장을 짓는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식품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며 "미래를 위해 선제적으로 생산 역량에 투자해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앞장서고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우스다코타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은 CJ제일제당 미국 자회사인 슈완스가 주도한다.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사우스다코타는 도로·항공 인프라스트럭처가 우수하고 주 정부가 기업 활동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생산거점으로 최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한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K푸드가 해외에서 식사 대용식으로 자리 잡는 추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국내 육가공품을 미국·유럽에 수출하는 데 각종 규제가 있는 만큼 현지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신공장이 지어지면 비비고의 미국 만두 소비시장 1위(3분기 기준 점유율 42%) 지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비비고 만두 매출 성장률은 올해 1~9월 미국 만두 소비시장 전체 성장률(1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33%를 기록했다. 약 1조원 규모의 현지 롤 시장에서도 '미국 아시안 푸드 1등 기업' 지위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유럽 K푸드 신공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너버르사니 용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추가할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은 연간 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과 발칸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

CJ제일제당 식품 사업은 국내에선 내수 부진 여파로 성과가 저조한 반면 해외에선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식품 사업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 줄어든 1조569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1조4031억원으로 5% 늘어났다. 연도별로 봐도 해외 식품 사업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4년간 70% 이상 성장했다. 해외 매출에서 식품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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