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아버지를 해고하고, 아버지가 다시 아들을 해임하고 복귀했다. 유명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김가네’에서 벌어진 일이다. 가맹점주들은 이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가 쌓여 매출에 타격이 있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경찰 및 업계에 따르면 직원을 강제추행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는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김 회장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사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여직원을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자에게 지급할 합의금 마련을 위해 회사 명의 계좌에서 본인을 대리하는 한 법무법인의 계좌로 수억원을 이체하는 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 김가네 오너 2세이자 아들 김정현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홈페이지 올린 공지문에서 부친인 김 회장의 해임 사실을 알리고 직접 사과에 나섰다. 그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개인의 부정행위이며 당사 경영진은 김 전 대표(부친)가 더 이상 당사와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김용만 회장이 김가네 회장이 자신을 해임한 아들을 몰아내고 대표이사로 회사에 복귀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달 8일 김 회장은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가네는 11일 김정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김용만 회장을 대표이사로 등기했다. 김용만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사내이사 박은희씨도 11일 등기에서 말소 처리됐다.
비상장사인 김가네는 김 회장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어 압도적인 지분율을 이용해 다시 대표이사 자리로 복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적법성 여부가 문제가 돼 김 회장의 사내이사 직위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 김가네 가맹점주들은 브랜드 이미지 손상으로 매출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칫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착한 기업 소식이 들리면 앞다퉈 구매해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주고, 논란이 있는 기업은 리스트를 만들어 불매하는 소비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본사 내부 상황이 혼란스러운 만큼 브랜드 이미지 방어는 커녕 가맹점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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