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LG디스플레이 |
아시아투데이 연찬모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도 정철동 사장 체제를 이어간다. 일찍부터 이목이 집중됐던 정 사장의 '깜짝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취임 첫 해부터 큰 폭의 적자 개선 등을 이끌며 그룹 내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2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부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7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의 핵심 역량을 제고해 사업 성과 개선에 기여한 최현철 전무(SC 사업부장)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중소형 OLED 생산 혁신과 생산성 개선에 기여한 김흥수 상무(SC 패널센터장)는 전무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에서 사업의 근본 경쟁력 강화에 기여가 크고 성과가 탁월한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인사 전부터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함께 LG그룹 새 부회장단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정 사장은 기존 직위를 유지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를 진두지휘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데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부회장단 규모를 제한하는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본격 등판한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는 등 경영성과를 내보이면서 정 사장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사장은 40여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친 LG맨이다. 그룹 내에선 그간 몸 담았던 계열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던 '정철동 매직'이 LG디스플레이에서도 통했다는 평가다.
앞서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다른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품질, 원가, 개발·생산에서 핵심 역량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80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전년 동기 66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적자 개선을 이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5000억원 수준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분기별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4694억원, 2분기 937억원, 3분기 806억원으로 매 분기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당장 4분기에는 '아이폰16 시리즈'용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출하량 증가 등에 따라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광저우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매각과 생산직 희망퇴직 등 사업·인력구조 효율화 작업을 통해 체질개선 및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선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직급 호칭 문화를 개편해 사내 소통을 강화하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새 부회장단 후보로 정 사장이 거론되는 등 그룹 내에서 두터운 입지를 증명하고 있다"며 "내년 말 정기 인사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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