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세계 최고층 321단 1Tb TLC 4D 낸드. 사진 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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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에서도 SK하이닉스가 공세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21일 세계 최고층 낸드플래시인 321단 1Tb(테라비트) TLC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직전 세대 최고층 낸드인 238단 제품을 양산해 시장에 공급했고, 이번에 300단을 넘어서는 낸드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기술 한계를 돌파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321단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업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321단 낸드를 양산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움직임이라서다. SK하이닉스는 ‘3-플러그(Plug)’ 공정을 도입해 적층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3번에 나누어 공정을 진행한 후, 전체 낸드를 쌓아 연결하는 방식이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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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단 제품은 기존 세대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는 12%, 읽기 성능은 13% 향상됐다. 인공지능(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빅테크 기업의 서버 구축이 늘어나며 D램은 물론, 저전력 고성능 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부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D램은 물론 낸드에서도 초고성능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갖춘 ‘풀스택(Full Stack) AI 메모리 공급자’로 도약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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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도 초고층 전쟁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9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1Tb QLC 9세대 V낸드. 사진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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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이 최근 12층을 넘어 16층·20층 쌓기 경쟁에 돌입한 것처럼 낸드플래시 역시 AI 시대를 맞아 더 높이 쌓는 초고층 전쟁에 불이 붙었다. 낸드는 데이터를 담는 셀을 수직으로 여러 층 쌓아 저장 용량을 늘리는 기술이 핵심이다.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것처럼, 낸드도 쌓는 단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낸드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일본 키옥시아가 잇따라 200단 이상의 낸드를 개발·양산하면서 초고층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YMTC(양쯔메모리)마저 200단 이상의 기술 수준에 도달하면서 경쟁이 격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첨단 패키징 공정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400단 이상 낸드를 개발해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는 2035년까지 1000단 낸드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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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키옥시아 내달 상장할 듯
일본 이와테현에 위치한 키옥시아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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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업들의 ‘머니 게임’도 시작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 3위인 일본 키옥시아홀딩스가 내달 중순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이날 보도했다.
앞서 키옥시아는 지난 2020년부터 수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수요 조사 결과 예상 시가총액이 기대에 못 미치자 번번이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에도 예상 시총은 7500억엔(약 6조7600억원) 규모로, 당초 목표치였던 1조5000억엔(약 13조5000억원)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일본 키옥시아. 타이베이=이희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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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는 AI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2025년부터 낸드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판단해 고심 끝에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권은 물론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낸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설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업공개(IPO) 카드 외엔 자금 조달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키옥시아 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베인캐피탈과 일본 도시바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간접 출자를 통해 전체 지분 중 19% 가량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지분 15%를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키옥시아 지분을 최대 34%까지 늘릴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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