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대가족' 김윤석, 이승기가 부자로 호흡을 맞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 휴먼 드라마를 완성했다.
2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대가족'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양우석 감독, 주연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 등이 참석했다.
'대가족'(각본연출 양우석,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게니우스)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상업영화 데뷔작 '변호인'으로 천만을 돌파하고, '강철비' 시리즈를 만든 양우석 감독의 4년 만의 연출 컴백작이다.
양우석 감독은 "이전 작품들이 '변호인'이나 '강철비' 같이 무거웠는데 코믹한 터치도 있고, 휴먼 드라마니까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내 입장에선 '변호인' '강철비', 그리고 '대가족'까지 우리 사회에서 이 시기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싶었다"며 "'변호인'은 이런 이야기가 영화화 돼서 많은 분들과 교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강철비'도 내가 생각한 상황을 미리 얘기해서 환기되면 좋겠다 느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족이 화두가 큰 것 같다. 나도 짧지않게 고민해왔다. 가족이란 지난 세대를 거치면서 형태와 의미가 굉장히 많이 변했는데, 그런 면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대가족'이란 작품을 했다"며 기획의도를 언급했다.
김윤석은 극 중 만두 하나로 자수성가를 이룬 대한민국 자영업자 대표 함무옥으로 분해 열연했다. 승려를 선언한 외아들 문석 때문에 집안의 대가 끊겨 근심이 깊어가는 가운데, 어느 날 아들의 자식이라며 어린 손님들이 찾아온다. 대를 잇게 생긴 무옥은 난생 처음 행복을 맛보지만, 동시에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다. 필모그래피 최초 셀프 빨간 머리 염색을 하는 등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김윤석은 "내가 연기한 함무옥은 끝에는 인간적이지만, 초중반에는 인간적이지 않고 결핍이 많다. 그것도 나의 모습을 투영했다. 함무옥 역할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건 실향민 설정도 있지만, 그런 느낌 보단 우리의 모자란 모습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약한 모습을 투영해서 보듬고 안아줄 수 있으면 좋겠더라.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결국 가족이 아닌가, 그렇게 느껴졌으면 싶었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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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와 부자로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이승기 씨는 굉장히 흡수력이 좋다. 적응력도 뛰어나고 상대배우 연기에 대한 리액션과 흡수력이 좋더라. 처음 고조부 제사 에피소드가 나올 때 내가 거의 사자후를 지른다. 정말 화가 난 모습이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이승기 씨 얼굴을 보면 굉장히 놀란 표정이 있다. 그걸 기점으로 서로의 캐릭터에 쑥 빠져 들어가게 된다"며 "나한테는 '대가족' 촬영이 재밌는 시간이었다. 그 외에 둘이 여기저기 아이들을 같이 찾으러 다니며 웃기기도 했다. 그런 장면을 찍을 때 전국을 돌아다녔다. 합천, 광주, 원주 등을 다니면서 숙소에 앉아 술 한잔 하면서 얘기도 나눴다. 이승기 씨와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두 아역 배우의 연기에 대해 김윤석은 "두 배우 모두 영리하다. 각자 맡은 배역을 잘 이해했다. 민국 역을 맡은 김시우 군은 민선이가 까불면 가만히 보고 있다가 안아주더라. 추운데 옷 벗고 다니면 옷도 덮어줬다. 영화 속 민국이-민선이 관계처럼 비슷했다. 얼마 전 제발회에서 2년 만에 만났는데, 벌써 청년이 돼 있었다.(웃음) 둘이 벌써 데면데면하고 말도 안 했다. 이성적으로 변했더라. 그래도 현장에서 두 사람은 우리의 에너지원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기는 "민국이, 민선이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부모님을 잃은 아픔이 있는 연기를 너무 잘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아픔이 너무 잘 전달돼서 아역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민선이는 너무너무 예쁜, 누구나 저런 딸 하나 낳았으면 할 정도로 예뻤다. 현장에서 애교도 많았다. 그 둘의 존재만으로도 이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몰입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승기는 서울의 노포 맛집 평만옥의 사장 함무옥의 아들로 아버지와 연을 끊고 스님이 되는 함문석을 연기했다. 슈퍼스타 주지스님으로 큰 사랑을 받던 중 전국에 방송되는 불교 라디오에서 숨겨둔 자식이 있음이 생중계되고 충격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이 역할을 위해 처음으로 삭발을 감행하며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김윤석과 부자로 호흡을 맞춘 이승기는 "이번 '대가족' 현장은 나에게 촬영장이자 교육의 현장이었다. 무엇보다 김윤석 선배님의 워낙 팬이라서 정말 한번은 선배님과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 한다고 하는 분들 중 한 명과 같이 호흡하는 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영화가 도심에서 벌어지는 일도 많지만 산이나 지방 곳곳을 다녔다. 그래서 촬영 이후에는 딱히 할게 없었다. 김윤석 선배님과 박수영 선배님 등과 촬영이 끝나면 방에 모여서 술 한잔 기울였다. 선배님이 연극 하셨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꼭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내일 촬영할 분량에 대해 자연스럽게 운을 띄어주시면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며 "다음날 현장을 갔을 때 선배님을 바라보면 내가 준비하고 생각했던 모든 걸 잊게할만큼 연기를 해주시니까 '연기를 이렇게 해야겠다 저렇게 해야겠다' 생각이 안 들었다. 그냥 이끌리는 대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실제 부자 관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나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부자 관계가 살갑고 공익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 같다. 공곰히 생각해보면 그게 대화를 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당연히 아버지와 자식이니까 집에 있는 시간은 많은데 어떤 일이 있거나, 말할 때 쑥스럽더라"며 "이러다 보니까 나 역시도 아버지랑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근데 요새 나이가 들고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더욱 부모님과 돈독해지고 이해하는 지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데뷔 후 처음으로 삭발을 선보인 이승기는 "오늘 언론시사회를 하니까 삭발한 게 대단한 일이었구나 싶다. 오늘에서야 그런 생각이 든다. 양우석 감독님의 작품이고, 김윤석 선배님과 부자 관계, 난 이것만 보고 이 영화를 선택했다. 삭발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까 나도 느껴진다"며 "우리 영화는 감독님의 주옥같은 글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아이란 무엇인가? 신이다.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신, 우리는 그 신은 간절히 모신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촬영할 땐 잘 몰랐는데, 실제로 내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까 정말 그 말이 너무너무 와 닿더라. 뭔가 다시한번 따뜻함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승기는 "연말에 흐뭇한 미소와 감동이 되길 바란다", 김윤석은 "올해 유난히 2024년도 겨울은 추운 겨울이 될 거라고 하던데, 우리 영화가 따뜻한 만둣국 역할을 해준다면 기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겨울 유일한 가족 코미디 영화 '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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