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 열자 돈다발 '우수수'‥2조 5천억 원 징수

◀ 앵커 ▶

내야 할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하던 고액 체납자를 상대로 국세청이 추적 조사를 벌였습니다.

재산을 숨기는 방법이 해외보험, 비트코인 등으로 전보다 다양해졌습니다.

박소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한 고액 체납자의 집.

김치통 비닐을 벗기자 빽빽이 들어 있는 5만 원권 다발이 나옵니다.

서랍 속에는 만원과 오만 원권 현금 뭉치가 들어 있습니다.

92살인 체납자는 자신의 토지를 양도한 뒤 20억 원이 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식들 명의의 계좌로 양도 금액을 분산 이체하는 등 조직적으로 세금을 회피했습니다.

국세청은 체납자 자녀의 주소지 4곳을 동시에 합동수색해 숨겨놓은 현금과 골드바 등 총 11억 원을 징수하고 자녀와 며느리 등 일가족 7명을 고발 조치했습니다.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가자, 고액 체납자가 거칠게 항의합니다.

"비켜 비켜 이거 놔. 이 XX들아."

집 안에는 5억 원 상당의 그림과 18점의 명품 가방, 현금 등 6억 원어치가 압류됐습니다.

체납자들의 자산 은닉 방법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고가의 와인과 명품가방, 골드바 등으로 은닉하는 전통수법 외에도 한 체납자는 배우자 명의 해외 보험 상품에 가입해 보험료를 해외 송금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하는가 하면,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본인도 아닌 친인척 명의로 투자해 추적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안민규/국세청 징세과장]
"고액 상습 체납자들의 재산 은닉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과 현장 정보 수집을 통해 정교한 기획 분석을 실시하고…"

국세청은 이런 고액 상습 체납자 696명에 대해 추적조사를 벌여 올해 10월까지 2조 5천억 원을 적발해 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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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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