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스틱 컨소시엄과 협상 결렬돼
1조원대 몸 값 원하지만 원매자 없어
플랜B로 효성그룹 계열사 인수안 거론
실적 좋은 효성중공업·티앤씨 주목
1조원대 몸 값 원하지만 원매자 없어
플랜B로 효성그룹 계열사 인수안 거론
실적 좋은 효성중공업·티앤씨 주목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효성화학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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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이 채권단 빚을 갚기 위해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시도하다 실패한 가운데,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계열사 간 M&A’를 추진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투자 실패·업황 악화 등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1조원대에 달하는 효성화학 입장에선 자금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일 효성화학은 IMM·스틱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결렬돼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재추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효성화학은 석유화학 업황부진으로 인해 11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효성화학은 올해 1~3분기에만 111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재무제표상 효성화학 올해 9월 말 자본금은 325억원에 불과하다. 조만간 자본잠식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효성화학은 알짜사업부인 특수가스사업부를 약 1조원에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원매자들과 가격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커서 이를 팔지 못했다.
특수가스는 반도체 공장에 공급되는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평택5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등 실적 전망이 좋지 않게 되면서, 삼성전자 매출액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의 몸값도 현재 낮아진 상황이다.
효성화학은 겉으론 1조원 내외서 원매자를 찾겠다며 “다른 투자자와 협의 중”이라고 공시했지만, 실제론 플랜B로 계열사 간 M&A를 준비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효성화학이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1조3765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에 달한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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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가 대표적인 인수주체로 꼽힌다. 그룹 내 주축회사인 동시에 이들 기업의 실적이 현재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302억원, 2283억원으로 전년 1~3분기 대비 각각 18%, 24% 상승했다.
이들 계열사 자금을 활용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일부 혹은 전부를 인수하게 되면, 효성그룹 입장에선 알짜 자산인 특수가스사업부를 지키면서 동시에 유동성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효성그룹은 특수가스사업부를 지키고 싶었던 입장이었다”라며 “계열사 간 M&A가 검토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모두 코스피 상장사이기 때문에 계열사 간 M&A를 추진하게 되면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급한 불을 끌 수 있어도 결국엔 화학업종 본연의 경쟁력이 다시 살아나지 않는 한, 효성화학 영업손실이 지속되게 되면 결국엔 워크아웃 등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금액이 워낙 커서 어떻게 진행될지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다른 협상자와 논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정도 가격으로 협상이 이뤄질지는 진행되는 분위기를 보고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러 차례 결렬로 인해 1조원 이상으로 매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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