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 신임 대표로 선임
미래사업 전략 컨트롤 타워 경력…AX 속도전 돌입
홍범식 LG유플러스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LG유플러스 |
LG유플러스가 'AX(인공지능 전환)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통신 사업을 총괄하는 컨슈머부문장 출신인 황현식 대표 대신 LG 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끌던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이 지휘봉을 잡는다. 수장 교체로 LG유플러스는 미래 먹거리인 AI(인공지능)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 내정자로 선임했다. 홍 사장은 내년 초 주주총회에서부터 정식으로 대표이사 임기를 시작한다. 2021년 3월부터 대표직을 맡았던 황 대표는 4년 만에 수장직을 내려놓는다. 3년 임기를 끝내고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재신임 임기 3년 중 1년만 채우고 물러나는 것이다.
홍 사장은 2019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과 함께 LG에 합류했다. LG 합류 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통신·미디어·테크놀로지 등 IT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았고, SK텔레콤에서 신규사업개발 그룹장을 역임했다.
홍 사장은 LG에서는 경영전략부문장으로서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M&A(인수·합병)를 추진하며 미래사업 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2022년부터는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통신·방송 분야 이해도 역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는 홍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으로 LG유플러스의 AI 기업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0년대 후반 SK텔레콤에서 11번가 등 이커머스를 신사업으로 발굴했고, LG에서는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하며 M&A를 주도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인수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부문 신사업 발굴을 위해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미주 최대 한인 스타트업 콘퍼런스 '82 스타트업 서밋'에도 참석했다.
홍 사장은 이 같은 추진력으로 LG유플러스의 AI 사업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AX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미의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를 천명했다. 침체된 통신 산업 환경에서 AI에 집중해 새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2028년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 규모의 AI 투자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간 2조4000억원(연간 약 4800억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한 KT나 연간 3000억원의 AI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는 SK텔레콤보다 규모가 크다. 영업조직을 축소하고 AI 사업 관련 제안·기술지원·영업 등 업무를 전담하는 '기업AI사업그룹'도 신설했다.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나 K팝콘텐츠 플랫폼 '아이돌플러스' 등 비수익성 사업을 접으며 추가 투자 여력도 확보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와 조직 개편을 바탕으로 홍 사장은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PAA(퍼스널 AI 에이전트) 등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임 대표의 이력을 봤을 때 LG유플러스의 AI 사업을 위한 새 M&A 매물을 찾아 경쟁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과 KT도 조만간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KT는 11월 말, SK텔레콤은 12월 초에 임원 인사가 있을 전망이다. 대표 교체는 없겠지만, 통신업계는 양사 모두 대규모 임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본다. SK텔레콤은 SK그룹에서 임원 20%를 줄이기로 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고, KT는 구조조정으로 전 직원 약 4500명이 줄어든 만큼 임원 규모도 이에 비례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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